소아난청, SLC26A4 유전자 변이 땐 진행 2배 이상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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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난청이 한참 진행되기 전에는 주파수가 높은 고음역의 소리는 듣지 못해도 저음역의 소리는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이상연 전문의 연구팀은 저음역 청력이 남아있는 소아환자들을 평균 3년 이상 추적관찰해 난청을 유발한 두 가지 핵심 돌연변이 유전자 중 SLC26A4에 변이가 있으면 연평균 10데시벨(dB) 이상, GJB2에 변이가 있으면 연평균 5데시벨 정도씩 청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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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음역 청력 남았어도 언어능력 떨어져
자주 경과관찰·인공와우 수술 서둘러야
청신경절 가까이 전극 이식해야 효과적
소아난청이 한참 진행되기 전에는 주파수가 높은 고음역의 소리는 듣지 못해도 저음역의 소리는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말을 배우는 단계라면 다른 사람이 ‘사과’라고 말해도 ‘아과’로 알아듣고 ‘사과’란 발음을 못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이상연 전문의 연구팀은 저음역 청력이 남아있는 소아환자들을 평균 3년 이상 추적관찰해 난청을 유발한 두 가지 핵심 돌연변이 유전자 중 SLC26A4에 변이가 있으면 연평균 10데시벨(dB) 이상, GJB2에 변이가 있으면 연평균 5데시벨 정도씩 청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두 유전형에 따른 난청 진행속도를 저·중·고주파수별로 수치화해 인공와우 수술 시기 결정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최 교수는 18일 “SLC26A4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 저음역 난청도 빨리 올 수 있으므로 경과관찰을 더 자주 하거나 인공 와우(달팽이관) 수술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한 소아난청 환자의 80%는 2개 유전자 변이(15%는 달팽이관 기형 동반), 10%는 태아 때 바이러스 감염, 10%는 원인을 모르는 달팽이관 기형(모르는 유전자 변이가 원인일 수 있음)이 원인이다.
달팽이관 손상이 심하면 보청기로 아무리 소리를 증폭시켜도 어음 변별력이 신통치 않다. 이런 난청 환자에게는 손상된 청신경 세포의 기능을 대신해 청신경을 자극하는 인공와우 장치를 달팽이관에 이식, 말소리를 전기적 신호로 바꿔 대뇌에서 소리로 인지할 수 있게 해줘야 언어 발달과 의사 소통에 문제가 없게 된다. 문제는 환자마다 수술 후 호전되는 정도가 매우 다양하다는 데 있다.
최 교수팀은 유전자 검사와 X-레이·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활용해 인공와우 수술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정밀의료 기반의 맞춤형 인공와우 수술기법도 세계 최초로 정립했다.
2018~2019년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받은 38명(소아·성인 난청환자 각 19명)을 분석해보니 달팽이관의 크기가 작을수록 전극과 신경원 세포(청신경절) 사이의 간격이 멀어지므로 이를 고려해 전극 삽입 깊이 등을 조절할 필요성이 컸다.
이런 연구들을 통해 소아난청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와 달팽이관 기형 여부 등을 고려해 적절한 인공와우 수술 시기와 전극, 수술기법을 결정해야 청력 향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최 교수는 “X-레이 영상을 확인하며 인공와우의 전극을 미세하게 넣었다 뺐다 하면서 (쇼트트랙 선수가 트랙 안쪽에 바짝 붙어 돌듯이) 달팽이관의 안쪽에 바짝 붙여 신경원 세포와 가깝게 이식하면 수술 결과가 좋았다”며 “전극의 꼬임·전위는 나타나지 않았고 잔존 청력을 잘 유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2018년부터 300여건의 인공와우 수술을 할 때 달팽이관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신경원세포를 효율적으로 자극하는 얇은 전극(slim modiolar electrodes)을 사용해왔다.
최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와 이(耳)과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 ‘귀와 청력’(Ear and Hearing)에 발표됐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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