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어린데 반말".. 농장 인부 둔기 폭행해 숨지게 한 60대

가해자 "다시 돌아가더라도 똑같이 할 것"
항소심 재판 중 의식불명 피해자 사망..징역 5년→10년

농장에서 함께 일하는 연하 동료에게 둔기를 휘둘러 살해한 60대가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량을 선고받았다. 폭행으로 중상을 입은 피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끝내 숨졌기 때문이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6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1심 재판부는 당초 A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으나, 항소심 재판 도중 의식불명이던 피해자가 사망하면서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A씨는 지난해 2월15일 오전 9시30분쯤 전북 진안군 한 농장 작업장에서 동료 B(57)씨와 업무 분담을 놓고 말다툼을 벌이다 반말을 하며 맞선 B씨의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그는 자신의 무차별적인 폭행에 의해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에도 폭행을 이어가다 주위 사람들이 말리고 나서야 범행을 멈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B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불명에 빠졌다. 이후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뒀다. 

A씨는 피해자와 함께 생활하고 일하면서 나이가 더 많은 자신에게 반말한다는 이유로 평소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에서 “술을 많이 마셔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하다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가더라도 똑같이 할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숨진 데다 유족 측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무겁다”며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업무상 갈등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후 직접 신고하고 피해자를 병원으로 이송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