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 4개국' 정상회담 논의 가능성..비동맹 노선 인도 등 행보 주목

김정률 기자 2021. 2. 1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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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외한 인도·호주·일본, 中 경제 의존도 높아 걸림돌 될듯
중국 "미국, 아시아 나토 구성 성공하지 못할 것"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미국과 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외교장관 온라인 회담이 18일(현지시간) 열리는 가운데 사상 첫 쿼드 정상회담이 성사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쿼드 참여국인 미국을 제외한 일본, 호주, 인도 등은 중국과 경제·군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중국이 극도로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상회담 개최에는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쿼드는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으로 구성된 안보협의체다. 쿼드는 명목상으로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내세우고 있지만 핵심은 '중국의 해상 진출 견제'를 위해 모인 다자간 협력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쿼드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다자안보동맹으로 꾸리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과 베트남, 뉴질랜드까지 더한 쿼드 플러스'(Quad plus) 구상하는 등 동북아에서 반중 연합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

쿼드의 시초는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대지진 당시 대형 쓰나미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인도양 연안 13개 국가에서 22만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하자 그에 대한 구호지원 논의를 위해 시작된 것으로 처음부터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

이후 2007년 인도를 방문한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국의 부상에 대항할 경제·군사적 역대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비공식적 전략 안보 대화 모임으로 격상됐다가 4개국 모두 정권교체를 겪어 한동안 모임이 중단됐다.

2017년 중국 공세에 열을 올린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 부활한 쿼드는 반중 연합 성격이 짙어진 이른바 쿼드 2.0이 됐다. 이후 2019년 9월 미국 뉴욕, 2020년 10월 일본 도쿄에서 각 한 번씩 총 두 차례 쿼드 외교장관 회의를 열었다.

29일(현지시간) 인도 북부의 스리나가르 -레 고속도로를 따라 중국과의 국경 군사 충돌이 발생한 레를 향해 인도 군용차들이 이동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중국과 충돌 겪은 인도…쿼드 핵심이지만 경제 의존도 높아

쿼드의 핵심은 인도라고 볼 수 있다. 쿼드 참여국 중 유일하게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는 중국과 충돌 지점이 많기 때문이다.

인도는 건국 이후 줄곧 비동맹 중립주의를 표방하고 있다.중국과 국경 유혈충돌로 갈등만 심화되지 않았다면 쿼드에 계속해서 미온적이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최근에는 양국의 최대 충돌 지점인 유혈충돌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인도는 중국에 대한 투자 제한 해제를 검토하는 등 양국 관계가 개선되고 완화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5일 중국이 인도와 유혈 충돌을 벌였던 인도 판공초(班公湖)에서 200대 이상의 탱크(battle tank)를 철수시켰다고 보도했다.

일단 양국 간 극심한 긴장이 어느 정도 해소된 셈이다. 중국은 인도와 병력 철수 약속 하루 만에 신속한 조치를 했고, 인도 언론도 중국군의 철수 속도에 놀랐다고 표현했다.

17일 환구시보(環求時報) 인터넷판인 환구망은 영국 매체를 인용해 중국과 인도의 관계가 완화됐다며 인도가 중국의 150개 항목의 투자 허용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4월 인도 정부는 중국과 네팔, 미얀마 등 주변국의 투자를 제한했다. 중국은 총 150개 항목 20억달러(2조208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한 바 있다.

경제 분야에서도 인도의 주요 수출국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부가가치 기준) 2006년 6%에서 2018년에는 26%까지 뛰었다. 지난해 분쟁 후 인도 내부에서 반중국 분위기가 고조됐을 때에도 중국의 수입 의존도는 상승하는 등 인도의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중국과의 충돌이 가시화될 수 있는 쿼드 정상회담에 참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7일 (현지시간) 도쿄 관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회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역시 경제가 문제…일본, 호주 모두 중국 경제 의존도 높아

일본의 정상회담 참여 여부 역시 불확실하다. 총리가 바뀌기 전까지 아베 전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방문을 추진했다.

일본은 2020년 6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이 주도한 홍콩 보안법에 대해 비판하는 성명 참여 제안을 거부했고, 지난해 10월16일에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추진하는 반 화웨이 네트워크인 '클린 네트워크'에 불참하겠다고 했다.

당시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은 미국보다 중국 경제 대한 의존도가 높아 중국을 배제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쿼드 외교장관 회담 당시 공동성명이 불발됐는데 이 배경에는 인도는 물론 일본 또한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들며 중국을 자극하는 게 곤란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학적으로도 일본은 러시아와 한국 등과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각을 세우기에는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쿼드 국가 중 미국을 제외하면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가장 좋지 않다.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지 국제 조사를 요구한 호주에 무역, 관광, 교육 등 분야에서 보복 조치를 가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2017년 중국의 호주 내정간섭 의혹이 불거진 이후 악화됐다. 호주 정부는 2018년 8월 차세대 이동통신인 5G 인프라에서 화웨이테크놀로지 등 중국 기업을 배제했다.

이런 분위기 속 호주는 2020년 국방전략업데이트와 2020년 군사구조계획에서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 인식을 강조하고, 국방비 지출을 늘렸다. 국가안보위협 대상으로 중국을 특정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을 제외한 다른 주변 안보 환경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호주의 국가안보 강조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주 역시 '경제'가 걸림돌이다. 외교안보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호주는 지난 30년 동안 지속된 불경기 없는 성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호주가 중국 경제권의 일부가 됐기 때문"이라며 "2018~2019년 수출의 33%를 중국이 차지했고, 미국은 5%에 불과하다"고 했다.

FP는 "아시아 전역에서 호주와 중국 중 누가 눈을 깜빡일까 주시하고 있다"며 "많은 면에서 결과는 미리 정해져 있다. 만약 중국이 호주에 눈을 깜빡이면 다른 국가들이 중국에 굴욕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중국, 쿼드 '아시아 나토' 구성하려는 미국 시도 성공 못 할 것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쿼드(Quad) 국가들이 어떻게 협력을 해도 아시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결코 구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아시아 나토는 중국이 다른 모든 주요 국가와 관계가 악화하지 않는 이상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중국의 외교 정책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적이 되지 않는 것이다. 아시아 나토를 구성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매체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고도화를 꾀하는 동시에 중국을 가장 심각한 경쟁자에 포함해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이 우위를 점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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