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성애단체, 칼럼니스트 은하선 상대 2500만원 손배소..은하선 "반동성애 세력의 성소수자 괴롭히기"
[경향신문]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씨가 2017년 이른바 ‘퀴어문화축제 문자 사건’ 이후 반동성애 단체로부터 보복성 민사소송을 당하는 등 집요한 괴롭힘이 계속되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은씨는 18일 기자에게 “지난해 12월 반동성애 기독시민연대가 2500여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며 “반동성애 세력의 성소수자 괴롭히기”라고 말했다. 반동성애 기독시민연대는 퀴어문화축제 반대 집회 등을 벌여온 단체로 주요셉 목사가 이끌고 있다.
발단이 된 것은 2017년 12월 EBS 방송 <까칠남녀>의 ‘성소수자 특집’을 앞두고 일어난 퀴어문화축제 문자 사건이다. 성소수자들이 직접 출연하는 회차가 예고되자 온·오프라인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종교단체 등의 요구가 쏟아졌다. 당시 주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송을 취소하라’는 글을 올렸는데 은씨는 ‘#’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댓글로 남긴 뒤 “(이 번호로) 문자를 보내면 까칠남녀 PD에게 바로 간다”고 적었다. 이 번호는 보수 기독교 커뮤니티 등으로 퍼졌고 이를 본 반동성애자 90명이 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이는 PD가 아닌 퀴어문화축제 후원 번호였다. 이들이 결제한 금액은 문자 1건당 3000원씩 총 44만4000원이었다. 참여자들은 은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지난해 1월 법원에서 은씨에게 10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후 은씨가 또다시 소장을 받게 된 것은 이로부터 1년 가까이 지난 지난해 12월이다. 주 목사는 동성애에 반대하는 자신이 퀴어문화축제 후원을 하게 돼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본인을 포함한 84명에게 1인당 30만원씩 총 2520만원을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은 자신들이 반동성애자들임에도 피고의 사기에 의해 자신들의 신념과 양심에 반해 결과적으로 퀴어문화제에 대한 금전적 후원을 통해 동성애를 동조·옹호·조장하는 친동성애적 행위를 저지르고 만 것”이라며 “자괴감을 넘어 양심의 충격으로서 존재가치마저 흔들리고 마는 상황인 바, 이러한 정신적 충격은 동성애에 대한 문제가 사회 이슈로 대두되는 한 계속 증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은씨는 피해 구제를 위한 노력을 충분히 했고 형사처벌을 받았음에도 민사소송을 건 것은 반동성애 세력의 성소수자 괴롭히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후원금에 대한 환불 조치를 하겠다고 했지만 요청이 1건도 없었고 고소인들의 주소지가 모두 불명이라 공탁금을 걸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법원이 이 노력을 인정하지 않아 결국 유죄를 선고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 이후 괴롭힘이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이들은 소송 외에도 내가 학교나 기관에서 강연을 하는 등 활동을 할 때마다 해당 기관에 항의 전화를 걸어 행사를 취소하게 하는 등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측은 이번 소송이 의도적인 괴롭힘이 아닌 정신적 충격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 목사는 이날 통화에서 “(성소수자를 출연시킨) 방송에 이어 문자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아 민사상 책임까지 져야 한다고 생각해 소송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은씨의 강연 등에 대해 항의 전화를 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자녀들을 성적으로 타락시키는 부도덕한 교육이기 때문에 부모로서 당연한 권리 행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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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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