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투자자들 "서울시 드론택시 전시행정에 속았다"

최준영 기자 2021. 2. 1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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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심항공운송수단(UAM) 기술기업 이항(Ehang)이 기술조작·위장계약 논란에 휘말리면서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주가가 대폭락한 가운데 지난해 25만 달러(약 3억 원)를 주고 이항으로부터 드론 택시를 구매한 서울시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이항 주식을 5억4948만 달러(약 6051억 원)어치나 매수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시가 지난해 말 한강 상공에서 개최한 이항의 드론 택시 시범 비행 행사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비난도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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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난해 11월 11일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일대에서 띄운 이항의 드론 택시. 서울시청 제공

■ 中업체 ‘이항’ 나스닥 폭락…작년 한강 시범운행에 비난 쇄도

市, 제품 실사 못하고 화상시연

3억에 구입해 대대적 행사 벌여

“결함땐 배상 요구” 밝혔지만

투자자 “혈세 낭비에 큰 손실”

중국 도심항공운송수단(UAM) 기술기업 이항(Ehang)이 기술조작·위장계약 논란에 휘말리면서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주가가 대폭락한 가운데 지난해 25만 달러(약 3억 원)를 주고 이항으로부터 드론 택시를 구매한 서울시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이항 주식을 5억4948만 달러(약 6051억 원)어치나 매수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시가 지난해 말 한강 상공에서 개최한 이항의 드론 택시 시범 비행 행사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비난도 쇄도하고 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항이 제작한 드론 택시에 기술적 결함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가운데 만약 추후 결함이 발견될 경우 계약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배상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해 약 3억 원의 비용을 주고 이항이 제작한 드론 택시를 구매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장 실사는 하지 못했다. 대신 현지 에이전트를 고용해 한국과 중국에서 실시간 화상 시스템으로 기술 시연을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국과 중국에서의 기술 시연 결과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국토교통부에서 실시한 기체 제원 등 분석에서도 이상이 없어 해당 드론 택시가 한국에서 기술 인증도 받았다”며 “제기된 의혹이 주로 매출 부풀리기와 관련된 데다 아직 명확히 확인된 사안도 아닌 만큼 이항의 반박을 들어보고 추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계약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글로벌 투자정보업체 울프팩리서치는 보고서를 내고 “이항의 주가가 기술조작, 위장계약 등으로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업체는 “기업탐방 과정에서도 이항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중국 광저우(廣州) 이항 본사를 찾아갔으나 드론 공장에서 일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생산 라인·기계·원자재 재고·설비 등이 부족했고 최소한의 보안 시스템조차 갖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항 측은 “우리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드론 택시 생산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18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이항의 주가는 나스닥에서 전 거래일 대비 67.88% 폭등한 77.73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12일 124.09달러로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던 주가는 16일 하루에만 62.69% 곤두박질치면서 46.30달러까지 미끄러졌다. 국내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항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항이 사기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의 큰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을 중심으로 “서울시가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 급급해 혈세만 낭비했다” “서울시가 앞장서서 중국산 드론을 홍보하는 바람에 국내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 위기를 맞게 됐다” 등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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