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사업소득 첫 3분기 연속 감소..소득격차 더 커졌다(종합)
근로소득 0.5% 감소..사업소득 5.1% 줄어 최대 감소폭
소득분배지표 1년새 악화..정부 "피해계층 생계지원 노력"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한광범 원다연 기자] 2차 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가계 소득을 떠받쳤지만 근로·사업소득은 사상 처음으로 3개 분기 연속 동반 감소하는 등 소득 여건이 악화 추세다. 코로나19발 경기 침체로 대면서비스업 등 자영업자들이 큰 피해를 입고 고용 취약계층에도 여파가 미친 영향이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는 근로소득이 크게 감소하면서 5분위(상위 20%)와 소득 격차차가 1년 전보다 더 벌어졌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2인 이상 비농림어가 가계 소득은 516만1000원으로 1.8%(전년동기대비) 증가했다. 가계소득 증가폭은 3분기(1.6%)에 이어 2분기 연속 1%대에 머물렀다.
경상소득은 505만9000원으로 1.2% 증가했다. 이중 근로소득(급여소득·상여금 등)은 0.5% 감소한 340만1000원에 그쳤다. 사업소득(사업소득·임대소득 등)은 99만4000원으로 5.1% 감소해 2003년 통계 작성 후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는데 이는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사상 처음이다.
이전소득(공적연금·기초연금 등)은 63만6000원으로 25.1% 늘었다. 정부 지원금 등 공적이전(41만7000원)은 22.7%, 용돈 등 사적이전(22만원)은 30.0% 각각 증가했다. 이자·배당소득 등 재산소득은 7.4% 증가한 2만8000원을 기록했다.
비경상소득(경조소득·퇴직수당 등)은 10만2000원으로 49.1% 증가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근로·사업소득 감소는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와 자영업 업황 부진이 지속된 영향”이라며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사회수혜금으로 공적이전소득이 늘었고 추석 연휴로 가구간 이전소득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4분기 월평균 가계지출은 389만2000원으로 0.1% 감소했다.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 비소비지출은 98만6000원으로 각각 0.1%, 0.3% 줄었다.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식료품·비주류음료(47만7000원)와 주류·담배(4만원) 지출은 각각 16.9%, 12.5% 증가했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15만9000원)는 15.6% 증가했다. 가전·가정용기기가 33.1%, 가구·조명 지출이 13.7% 각각 늘었다. 반면 대면 접촉하는 가사서비스 지출은 15.4% 감소했다. 월세 등 실제주거비는 1.6% 증가한 8만 2000원을 기록했다. 마스크 등 지출 증가로 보건지출은 8.5% 증가했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음식·숙박 지출은 36만1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3% 감소했다. 오락·문화(15만5000원)와 교육(18만6000원)도 각각 18.7%, 15.2% 줄었다.
비소비지출은 98만6000원으로 0.3% 줄어 4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종교시설 운영 중단과 외출·모임 자제 등으로 경조비·종교기부금·단체회비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다. 1분위 가계 소득은 164만원으로 1.7% 증가하는 사이 5분위(1002만6000원)는 2.7% 증가했다. 2분위(327만5000원)는 0.1%, 3분위(462만8000원) 1.2%, 4분위(623만1000원) 2.0% 각각 늘었다.
5분위 근로소득은 721만4000원으로 1.8% 늘어 전체에서 유일하게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강한 업종 종사자가 많은 5분위 특성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1분위 근로소득은 59만6000원으로 13.2% 줄어 2018년 4분기(-36.8%) 감소폭이 가장 컸다. 2분위 근로소득(188만2000원)도 5.6% 줄었다. 1~2분위에 상대적으로 고용 취약계층이 많아 근로소득 감소세도 컸기 때문이다.
사업소득은 자영업자 등이 많은 3~5분위에서 감소했다. 5분위 사업소득(182만7000원)은 8.9% 줄어 동분기 기준 역대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3분위(95만3000원)와 4분위(123만6000원)도 각각 5.7%, 5.1% 줄었다.
정 국장은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와 자영업 업황 부진 등이 지속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소득은 1분위(73만7000원)가 16.5% 증가했지만 5분위(54만3000원)도 36.3% 늘어 증가폭은 더 컸다. 5분위는 사적이전이 73.7% 증가했는데 추석 명절 용돈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소득 분배 지표로 활용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처분가능소득을 가구원으로 나눈 값) 5분위 배율(5분위대비 1분위 배율)은 4.72배로 1년 전보다 0.08배포인트 높아졌다. 소득 분배 여건이 다소 악화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초기 확산 시기인 지난해 1분기 5분위 배율은 5.41배까지 올라갔다가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2분기 4.23배까지 내려간 바 있다. 이후 3분기 4.88배 등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소득 분배 개선을 위해 피해계층 생계 지원 등 정책 노력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존 피해계층 지원 집행을 조속히 완료하고 더 두텁고 넓게 지원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 마련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90만 플러스 알아 직접일자리 제공 등 고용 지원을 강화하고 복지·사회안전망 강화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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