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결합 865건·210조 규모..온라인유통·방송 늘었다
최대규모 2.2조원 KB금융-푸르덴셜 인수합병..시정 3건
(세종=뉴스1) 서미선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심사한 총 865건의 기업결합 중 서비스업 분야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 사업 관련성이 없는 업종과 결합하는 경우인 혼합결합 비중도 높아졌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기업들이 기존 사업과 관련없는 분야, 그 중에서도 서비스업에서 출구를 찾아본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가 20일 발표한 '2020년도 기업결합 동향 분석'에 따르면 2019년과 비교해 작년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865건으로 99건 늘었다. 기업결합 금액은 2019년 448조4000억원에서 210조2000억원으로 53.1% 감소했다.
기계·금속, 석유화학 등 전통적 제조업 분야 기업결합은 수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정보통신·방송(45건→73건), 도소매·유통(48건→68건), 운수·물류(26건→49건) 등 서비스업 분야는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방송통신 융합, 온라인 유통의 급속성장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유사·인접분야 간 결합인 수평결합(28.1%)·수직결합(6.1%)보다 사업 관련성이 없는 업종과의 결합인 혼합결합의 비중이 65.8%로 과반을 차지했다.
국내기업이 국내 또는 외국기업을 인수한 국내기업의 기업결합은 732건(36조1000억원)이었다. 2019년 대비 건수는 134건(22.4%), 금액은 6조1000억원(20.3%) 늘었다.
이 가운데 기업집단 내 사업구조 재편 의미를 갖는 계열사간 기업결합은 1년 전보다 4건 늘어난 176건으로 집계됐다. 비중은 24%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금액은 1조1000억원 감소한 4조6000억원이다.
나머지 556건은 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한 비계열사 인수·합병 등의 경우였다. 국내기업에 의한 비계열사간 기업결합 건수는 최근 5년간 지속 증가 추세로, 합작회사 설립 방식이 많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인 대기업집단이 주도한 기업결합은 213건, 11조8000억원 규모로 2019년보다 건수는 27건 증가, 금액은 1조1000억원 감소했다.
결합금액이 가장 큰 국내기업의 기업결합은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보험을 2조2226억원에 주식취득(1500만주) 방식으로 인수한 것이다.
외국기업이 외국 또는 국내기업을 인수한 것은 133건(174조1000억원) 이뤄졌다. 건수와 결합금액은 각 35건, 244조3000억원 감소했다.
이승규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예년과 달리 30조원 이상 대형 딜이 줄어 금액이 많이 감소했다"며 "한국 통계에 큰 의미를 가진다기보다는 글로벌 동향이 그렇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이 중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결합한 건수는 2019년 41건에서 지난해 28건, 금액은 9조7000억원에서 9조원으로 줄었다.
유럽연합(EU) 기업 주도 결합은 7건이고, 이어 중국(4건)과 미국(3건) 등 순이다.
외국기업 기업결합 중엔 네덜란드의 피아트와 프랑스의 푸조 합병(24조7520억원)이 금액 기준 규모가 가장 컸다. 외국-국내기업 결합은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을 4조6000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어 시정조치한 기업결합은 Δ다나허 코퍼레이션의 제너럴일렉트릭컴퍼니(GE) 바이오의약품 사업부문 양수 Δ보레알리스 아게의 디와이엠 인수 Δ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인수 3건이다.
공정위는 제주항공-이스타항공 합병 심사에선 경쟁제한성은 인정되나 이스타항공이 회생불가라고 판단해 시정조치는 하지 않았다.
기업결합 신고규정 위반 건수는 12건으로, 총 1억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렸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간 인수합병에 대한 공정위 심사는 진행 중이다. 이 과장은 "경쟁제한성의 의미 중 대표적인 게 가격인상 가능성인데, 코로나19로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공신력 있는 수급변화 통계자료를 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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