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결합 건수 865건..'미래 먹거리' ICT·유통 M&A 활발

지난해 기업결합 시정조치는 3건
사업다각화 전략에 비계열사간 인수합병 늘어
ICT·방송, 유통·물류 등 신산업 진출 활발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 산업 진출로 지난해 기업결합은 정보통신(ICT)·방송, 유통 등 분야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비계열사 인수합병이 대폭 늘어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모두 865건의 기업결합 건을 심사하고 경쟁제한 요소가 있는 3건에 대해 시정조치했다.

공정위가 18일 공개한 '2020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에 따르면 2019년과 비교해 작년 기업결합 심사 건수(865건)는 99(12.9%)건 늘었지만, 기업결합 금액(210조2000억원)은 238조2000억원(53.1%) 줄며 대폭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여파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결합 금액은 주식 지분 취득이나 영업양수 대가로 지급한 금액, 합병시 피합병회사 주주에게 교부하는 주식의 총 발행가와 합병교부금액의 합 등을 말한다.

공정위./뉴시스

기업결합 건을 국적별로 나눠보면, 국내기업이 국내 또는 외국기업 인수한 경우는 732건(36조10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24%(176건)는 기업집단 내 사업 구조 재편과 관계가 있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이었다. 전년과 비교해 4건 늘어나는데 그쳤고 금액도 1조1000억원 감소했다. 나머지 556건(76%)은 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한 비계열사 인수합병이었는데, 전년 대비 136건이 늘었고, 금액도 7조6000억원 증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는 국내기업들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사업기회의 창출 및 다른 사업영역으로의 진출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 등을 활발히 기울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중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 집단그룹)’이 주도한 기업결합은 모두 213건, 11조8000억원 규모로 2019년보다 건수가 47건 늘었지만 금액은 1조1000억원 감소했다. 대기업집단 내 계열사간 결합은 전년(69건) 대비 2건 증가한 71건에 그쳤고, 금액(1조원)은 전년(4조원) 대비 3조원 감소했다. 반면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 건수(142건)는 2019년과 비교해 45건 증가했고, 결합금액(10조8000억원)도 1조9000억원 늘었다.

외국기업의 기업결합은 133건(174조1000억원) 이뤄졌다. 전년보다 건수는 35건, 금액은 244조3000억원이 감소했다. 이 가운데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결합한 사례는 28건(9조원)으로 집계됐다. 유럽연합(EU) 기업 주도의 결합이 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국(4건)과 미국(3건) 순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피취득회사 기준 제조업이 260건으로 30.1%를, 서비스업이 605건으로 69.9%를 차지했다. 제조업에서는 비금속광물(8건→20건) 분야가, 서비스업에서는 정보통신 ·방송(45건→73건) 분야, 도소매·유통(48건→68건), 운수·물류(26건→49건)가 증가했다.

유사·인접분야의 결합인 수평결합(28.1%)·수직결합(6.1%)보다 사업관련성이 없는 업종과의 결합인 혼합결합(65.8%)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는 기업들이 기존에 영위하는 사업분야와는 다른 새로운 분야에 진출한다는 것으로 사업구조의 다각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865건 가운데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 기업 결합은 ▲다나허-GE SKT ▲ 제주항공-이스타항공▲보레알리스-디와이엠▲ 딜리버리히어로(DH)-우아한 형제들(배민) 등 4건으로, 시정조치를 한 기업은 3건 이었다. 공정위는 지난해 요기요 등을 운영하는 DH와 배민 기업결합심사에서 ‘요기요 매각’ 조치를 내렸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기업결합은 경쟁제한성이 인정되나 이스타항공의 회생불가 판단으로 시정조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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