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참을 수 없다'..분노조절장애 다스리는 법

안호균 2021. 2. 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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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장기 노출, 정신적 외상 등이 분노 원인
분노조절장애, 반사회성 인격장애 등 원인 다양
화가 날때 100까지 세거나 그 상황 피하는게 좋아
주변에 피해 주는 행동 계속된다면 병원 찾아야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과 불안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분노를 참을 수 없게 되는 '코로나 레드'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립감과 건강·생계 걱정 등이 계속 쌓이면서 어느 순간 분노감을 스스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정신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심한 경우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보통 '분노조절장애'로 불리는 이런 증상은 하나의 질환이나 병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정환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18일 가천대 길병원 강승걸 교수와 분노조절장애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알아본다.

'분노'는 본능적 감정이 순간적인 말 또는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런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는 분노조절문제는 다양한 원인에 기인한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과도한 스트레스에 장기 노출 ▲마음 속 억눌린 화 누적 ▲성장과정 중 정신적 외상 ▲낮은 자존감이나 열등감 ▲무시당한다는 생각 ▲특권의식이나 피해의식 ▲뇌의 감정조절 기능 저하 ▲폭력에 대한 처벌이 약한 사회나 문화적 환경 등이 있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분노조절문제는 한 가지 병으로 명명하거나 설명할 수 없다. 분노조절문제를 증상으로 하는 정신질환은 여러 가지다.

보통 분노 조절을 어렵게 만드는 질환으로는 '파괴적 기분조절곤란 장애'와 '양극성장애', '반사회성 인격장애', '경계성 인격장애', '알콜사용장애'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질환들도 분노조절장애와 동일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분노 조절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된 요인들 중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

강 교수는 "최근 언론에서 많이 다뤄지는 소위 '묻지 마 범죄', 대기업 총수가 부하 직원에게 욕설과 폭행을 하는 사건들 등은 공격성과 분노 조절 문제가 혼재된 분노조절장애가 원인"이라며 "앞서 제시된 개인적 특성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분노와 충동의 원인을 스스로 파악해 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노조절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표현법을 바꾸고 격렬한 감정이 치밀 때는 잠시 참으며 유연한 사고를 갖는 게 중요하다.

우선 스스로의 감정을 정확히 느끼고 보다 세련되고 적절한 표현을 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분노조절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화를 내는 이유를 잘 알지 못하거나 적절히 설명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평소 질투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이 칭찬했을 때 갑자기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이 같은 언행을 하면서 '상대방이 나를 놀려서' 화가 났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은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칭찬하니 열등감과 질투심이 느껴져서 화가 난 것이다. 이처럼 스스로의 감정을 정확하게 간파했다면 아마 화를 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노가 치미는 순간에 1~2분 참고 견딜 수 없으면 상황을 피하는 것도 분노 조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화는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가라앉는다. 화가 날 경우 마음속으로 1부터 100까지 세어보자. 그럼에도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일단 그 상황을 정리하거나 피하는 것이 낫다.

누군가와 언쟁을 계속하게 되면 서로의 감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분노에 기름을 붓는 상황이 된다. 이럴 때는 '그만 이야기합시다' 또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죠'라고 말하고 그 상황을 빠져나온다.

자주 분노를 느끼는 사람들은 독선적이거나 일방적 성격인 경우가 많다. 때로는 '이건 이래야 한다'는 편협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세상 사람들은 많은 상황과 저마다의 입장이 있다. 분노 조절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사고방식 상대의 입장이 돼 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가 필요하다. 또 불만스럽거나 힘든 상황에서도 유머로 상황을 대응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강 교수는 "분노 조절 문제를 안고 있다면 본인은 느끼지 못하지만 가족들과 주변사람들은 고통 속에 살고 있을 수 있다. 나 자신의 특성이나 성격이라고 생각했던 분노가 의외로 정신질환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며 "주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고려해야 한다. 항우울제나 기분조절제 등의 약물로 효과적으로 개선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는 시간이 지나면 약해지니 화가 나면 말과 행동을 참아보자. 화가 날 때 말과 행동을 참기가 어렵다면 지체말고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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