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고소득층만 근로소득 늘었다..빈부격차 악화
1분위 근로소득 13.2% 감소..4분기째 감소세
5분위 사업소득 8.9% '뚝'..통계작성來 최대
균등화 5분위 배율 4,64→4.72배 악화 여전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지난해 4분기 저소득층(하위 20%) 가구의 근로소득은 13% 넘게 감소했지만, 고소득층(상위 20%)은 오히려 2%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저소득층에 더 가혹한 셈이다.
일해서 번 돈은 줄었으나 정부의 지원금 등으로 2분기 마이너스(-)를 보였던 저소득층 가구의 전체소득은 오름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고소득층 가구의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소득 격차는 더 악화됐다.
통계청은 1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59만6000원 vs 721만4000원…근로소득, 상위 20%만 증가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1분위(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16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다. 지난해 3분기 1.1% 감소했으나 4분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분위(하위 40%), 3분위(상위 60%)는 각각 327만5000원, 462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0.1%, 1.2% 늘었다.
최상위계층인 5분위 월평균 소득은 1002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2.7% 증가했다. 차상위계층인 4분위(상위 40%)도 전년보다 2.0% 증가한 623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에도 고소득층 가구 중심으로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근로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1분위 근로소득은 59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3.2% 쪼그라들었다. 같은 분기 기준으로 2018년 (-36.8%)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1분위 근로소득은 지난해 1분기(-3.3%), 2분기(-18.0%), 3분기(-10.7%)에 이어 4분기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2분위 근로소득도 5.6% 감소한 188만2000원에 머물면서 1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3분위(303만1000원), 4분위(427만9000원) 근로소득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0.0%)을 보였다. 반면 5분위의 근로소득은 전년보다 1.8% 증가한 721만4000원으로 전 계층 중 유일하게 불어났다.
사업소득은 1분위에서 27만9000원으로 6.2% 증가했다. 2분위에서도 3.0% 늘어난 67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3분위, 4분위, 5분위에서는 모두 뒷걸음질했다. 특히 5분위는 전년보다 8.9% 감소한 182만7000원으로 전 계층 중 가장 크게 쪼그라들었다. 이는 같은 분기 기준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이다. 3분위(95만3000원)와 4분위(123만6000원)의 사업소득도 각각 5.7%, 5.1% 감소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가 자영 업황 부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5분위의 사업소득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지원금 등이 포함된 공적 이전소득은 1분위가 54만3000원으로 전 계층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증가율을 보면 1분위가 17.1%로 2분위(49만2000원) 25.0%, 3분위(39만원) 26.5%, 4분위(39만원) 33.6%보다는 작았다. 5분위는 26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1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사적 이전소득은 5분위가 27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73.7%나 늘었다. 4분위(25만1000원)도 68.8% 증가했다. 1분위(19만4000원)는 15.0% 증가에 머물렀다. 지난해 9월 말~10월 초 추석 연휴가 조사 기간에 포함되면서 4분위 5분위의 사적 이전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위 가계지출 1.4% 증가…전 분위 중 가장 크게 늘어
1분위 가구의 4분기 지출은 188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1.4% 늘면서 전 분위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5분위 가구의 지출은 전년보다 1.0% 증가한 664만3000원이었다. 소비지출은 1분위(162만원)에서 1.8% 증가했으나 5분위(451만2000원)에서는 0.4% 감소했다. 소비지출 역시 1분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이 4분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며 "1분위의 경우 식료품·비주류음료의 비중이 크다 보니 다른 분위보다 소비지출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소득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은 식료품·비주류음료(23.4%), 주거·수도·광열(14.8%), 보건(12.9%) 순이었다. 소득 5분위 가구는 교통(15.9%), 식료품·비주류음료(13.1%), 음식·숙박(12.6%) 순으로 비중이 컸다.
전년 대비 증감률을 보면 1분위는 주류·담배(15.9%), 식료품·비주류음료(15.2%) 등은 증가했으나 교통(-15.1%), 의류·신발(-13.9%), 음식·숙박(-11.8%)은 쪼그라들었다. 5분위는 주거·수도·광렬(21.9%), 주류·담배(21.1%), 식료품·비주류음료(20.6%) 등은 늘었으나 오락·문화(-30.4%), 교육(-16.8%), 음식·숙박(-12.0%) 지출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137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2.2% 늘었으나 매월 24만4000원의 적자(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를 냈다. 처분가능소득은 세금, 공적 연금 등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돈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명목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값으로 계산된다.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789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2.3% 늘었다. 매월 338만3000원의 흑자가 났다.
균등화 소득 5분위 배율 4.64→4.72배…분배 악화
코로나19로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됐다. 국민 소득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72배로 1년 전(4.64배)보다 0.08배포인트(p) 증가했다.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이 1분위보다 4.72배 많다는 의미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분위 평균소득을 1분위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가구원 수를 고려해 계산한다. 5분위의 소득이 1분위보다 몇 배 많은지를 뜻하는 이 지표는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의 정도는 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한 5분위 배율은 7.82로 1년 전 6.89배보다 0.93배p 높았다.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사적 이전소득을 합한 값인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5분위 배율에서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7.82배에서 처분가능소득 4.72배를 뺀 3.10배p가 정부 정책 효과(개선 효과)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에는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으로 개선 효과가 높았고 3분기에는 2차 재난지원금 집행이 더 많아서 개선 효과가 4분기보다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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