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작년 기업 M&A 금액 53% 감소..'빅딜' 없었던 탓"

공정위 2020년도 기업 결합 동향 발표
결합 건수는 '12.9%'(766→865건) 증가
"EU·中 기업, 韓 기업에 상대적 큰 관심"
서비스업 중 유통 결합 큰 폭으로 늘어

[세종=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0년도 기업 결합 심사 결과. (자료=공정위 제공)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지난 2020년 심사한 기업 결합 건수가 전년 대비 12.9%(766→865건) 증가했지만, 금액은 53.1%(448조4000억→210조200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빅딜'(Big-deal)이 없었던 여파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상 신고 대상인 '인수 주체의 자산 총액 또는 매출액 3000억원 이상' 혹은 '인수 객체의 자산 총액 또는 매출액 300억원 이상'의 기업 결합을 들여다보고 해당 인수·합병(M&A)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지는 않는지 등을 심사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심사한 기업 결합 865건 중 계열사 간 결합은 181건(20.9%), 비계열사 간 결합은 684건(79.1%)이다. 2019년 대비 계열사 간 결합은 8건(4.2%) 감소했고, 비계열사 간 결합은 107건(18.5%) 증가했다. 공정위는 "기업이 시장 변화에 대응해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했다.

한국 기업에 의한 기업 결합은 2019년 대비 134건 증가한 732건이다. 한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M&A한 경우는 136건(575→711건) 증가했고, 외국 기업을 M&A한 경우는 2건 감소(23→21건)했다. 금액은 각각 7조6000억원 증가,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사업 구조 재편' 등의 의미를 갖는 계열사 간 기업 결합 건수는 2019년 대비 4건 증가한 176건이다. 금액은 1조1000억원 감소했다. '성장 동력 확보' 등이 이유인 비계열사 간 기업 결합은 130건 증가한 556건이다. 금액도 7조2000억원 증가했다.

한국 기업에 의한 비계열사 간 결합 건수는 2016년 323건에서 지난해 556건까지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이 기간 비계열사 간 결합 중에서는 '합작회사 설립'(100→209건)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 기업 중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의한 기업 결합은 2019년 대비 47건 증가한 213건이다. 금액은 1조1000억원 감소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결합은 2건 증가, 금액은 3조원 감소했다. 비계열사 간 결합은 45건 증가, 금액도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외국 기업에 의한 결합은 2019년 대비 35건 감소한 133건이다. 금액도 244조3000억원 감소(418조4000억원→174조1000억원)했다. 기업 결합 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이유에 관해 공정위는 "해외에서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결합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기업의 한국 기업 결합은 2019년 대비 13건 감소한 28건이다. 금액은 7000억원 감소한 9조원이다. 외국 중 유럽 연합(EU) 국적 기업이 7건(25.0%), 중국 기업이 4건(14.3%) 한국 기업을 결합했다. 공정위는 "EU와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에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한국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 기업 간 결합은 2019년 대비 22건 감소한 105건이다. 금액은 243조6000억원 감소한 165조1000억원이다.

업종(피인수 기업 기준)별로는 제조업이 30.1%(260건)를, 서비스업이 69.9%(605건)를 차지했다. 제조업 부문에서 비금속광물은 8건에서 20건으로 증가했지만, 기계·금속(95→80건), 석유 화학·의약(66→60건), 전기·전자(61→54건)는 감소했다. 서비스업 부문에서는 통신·방송(45→73건), 도소매·유통(48→68건), 운수·물류(26→49건) 등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공정위는 "제조업은 기업 결합 건수가 수년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서비스업 중 통신·방송 분야는 콘텐츠 산업 투자 등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도소매·유통은 온라인 유통의 급성장 등 유통 시장의 구조 변화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했다.

전체 기업 결합 중 '지배 관계'가 형성된 경우는 59.8%(517건), 지배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거나 변동이 없는 경우는 40.2%(348건)다. 기업 결합 방식은 '주식 취득'이 31.7%(274건)로 가장 많고, '회사 설립' 29.0%(251건), '합병' 16.6%(144건), '임원 겸임' 11.6%(100건), '영업 양수' 11.1%(96건) 순이다.

유형별로는 '혼합 결합' 65.8%(569건), '수평 결합' 28.1%(243건), '수직 결합' 6.1%(53건) 순이다. 경쟁 제한 우려가 있어 시정 조처를 내린 기업 결합은 지난해 1월 다나허-GE, 5월 보레알리스-디와이엠, 12월 딜리버리히어로-우아한형제들 총 3건이다. 기업 결합 신고 규정을 위반한 건수는 12건으로 총 1억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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