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IT·유화 기지 피해 확산..현지 국내기업도 '초비상'

2021. 2. 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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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한파로 미국 전역이 신음하는 가운데 남부지역에 현지 생산 공장을 둔 주요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당장 차량용 반도체의 추가적인 생산 차질이 현실화한 가운데 모빌리티·석유화학·IT 등 글로벌 산업계 전반으로 이번 여파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난 1998년 준공된 오스틴 공장은 삼성전자의 미국 내 유일한 반도체 생산 기지로, 인텔과 테슬라 등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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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소모 큰 공장 일제히 셧다운
차량용 반도체 생산차질 현실화
현지 진출 국내기업 긴급점검 분주
미국 남부지역이 최악의 한파를 겪고 있는 가운데 텍사스주 오스틴시 17일(현지시간) 현지 상업·공장 지역 모습. [AP]

사상 최악의 한파로 미국 전역이 신음하는 가운데 남부지역에 현지 생산 공장을 둔 주요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당장 차량용 반도체의 추가적인 생산 차질이 현실화한 가운데 모빌리티·석유화학·IT 등 글로벌 산업계 전반으로 이번 여파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오스틴시 소유의 전력회사 오스틴에너지는 “텍사스 전력망을 운영하는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로부터 전력 회로를 복원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고 단전 기간이 길었던 고객부터 우선순위로 공급하겠다”면서도 “다만 무기한 전력 공급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 공장에 대해서는 생산이 재개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주말까지 한파가 계속될 경우 업계 전반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車 반도체 직격탄…IT·모빌리티·화학업종 등 피해 눈덩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매체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NPX·인피니언 등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반도체 업체가를 중심으로 셧다운 명령이 내려졌다.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이 셧다운된 시점은 이튿날 오후 1시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 삼성전자 측은 “당국과 협의 중이며 생산 재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8년 준공된 오스틴 공장은 삼성전자의 미국 내 유일한 반도체 생산 기지로, 인텔과 테슬라 등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셧다운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상황은 악화일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NPX와 인피니언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업체다.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올해 초부터 지속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이미 심각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으로 올해 1분기에만 전 세계 자동차 100만대가량이 생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업종도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 GM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생산하는 테네시·켄터키·인디애나·텍사스주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포드도 픽업트럭 등을 조립하는 캔자스시티 공장 문을 닫았다. 닛산은 미시시피와 테네시주의 4개 공장을 폐쇄했고, 도요타도 켄터키, 인디애나 등 6개 주의 공장 가동을 멈췄다.

석유화학업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업계에 따르면 걸프 연안의 화학 공장 가동이 중단 여파로 미국 에틸렌 전체 생산량 중 61%가 멈춰섰다. 프로필렌과 유체는 각각 59%, 22% 가량 생산이 중단했다. 현지 매체는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의 석유화학단지는 영하의 조건이 아닌 1 년 내내 강렬한 열기에 더 잘 맞도록 설정됐다”면서 “이 지역의 공장은 생산을 완전히 제한하거나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IT·유통업계 등도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애플은 미국 남부지역에서 상당수 매장이 문을 닫았고, 대형 유통체인 월마트는 500개 이상의 점포를 폐쇄했다. 월마트는 성명에서 “직원과 고객 안전을 위해 매장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송업체 페덱스는 일부 도시에서 물품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진출 기업들 현지 상황 긴급점검=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현지 상황을 긴급 점검하고 이번 한파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시에 위치한 에탄크래커(ECC)·에틸렌글리콜(EG) 공장이 16일(현지시간) 전력공급이 중단돼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미국 현지 한파 영향에 따른 일시적 설비 정지로 이번주 내로 다시 복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테네시주에 공장을 두고 있는 효성중공업도 지난 월요일 하루 공장을 멈추고 이튿날 다시 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가전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장 가동에 큰 지장은 없지만 후속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대근·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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