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감금·살인미수 30대 30년형..반성은커녕 인권문제 제기

출소 8개월 만에 범행, 끝까지 "할 말 없다"
법원 "반성하는지 강한 의심, 중형 불가피"

제주지방법원

[제주=좌승훈 기자] 헤어지자는 여자 친구를 가둬 강간하고 살해하려한 혐의로 3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반성은커녕, 예상을 뛰어 넘는 형량이 선고됐음에도 당당한 모습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18일 오전 중감금과 특수상해·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37)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10년간 신상정보 공개, 위치 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 아동·청소년 기관 10년간 취업제한 등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3일 피해자(29·여)를 제주도내 자신의 주거지로 끌고 가 같은 달 5일까지 가둬 놓은 후 무차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강씨는 여자친구 B씨가 갑자기 이별을 통보하자 격분해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수사 기관 조사에서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말해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갖은 폭력에 시달린 피해자는 온몸에 멍 자국과 함께 갈비뼈가 골절되고, 비장이 파열되는 등의 중상을 입었다. 피해자는 다행히 A씨가 잠시 외출한 사이 탈출에 성공해 이웃 주민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피해사실을 신고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피해자가 달아난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곧바로 핸드폰을 끄고 사흘간 도피행각을 벌이다 추적에 나선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당시 그는 지인 차량을 타고 이동 중이었다. A씨는 과거에도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어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씨는 앞서 A씨는 2009년에는 강간상해죄로, 2015년에는 간음 목적 약취미수죄로 각각 징역형을 받았다. 2017년 7월에도 결별을 요구하는 30대 여성을 자신의 차량에 태워 제주도내 공동묘지로 끌고 가 둔기로 폭행했다. 당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항소심에서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초 출소한 후 8개월여 만에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피해자에 대해 사과하거나 뉘우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경찰에 피해자를 못 죽인 게 후회된다고 진술했다던데,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느냐”고 재판부의 거듭된 질문에도 A씨는 “현재로서는 미안함이 없다”고 답해 공분을 샀다.

A씨는 오히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자신의 신상을 SNS에 공개해 인권이 유린됐다는 진정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날 선고 이후에도 별다른 반응 없이 법정을 떠났다.

재판부의 이날 형량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25년보다 높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수차례 폭행하고, 감금하는 도중 살인 미수에 이르는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있지만, 반성하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출소 수개월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지르고, 이는 모두 누범에 해당한다”며 “피해자는 사건 이후 큰 정신적 상처를 입었으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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