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실신한 거북이들을 구하라..텍사스 거북이 구조대작전
[경향신문]
텍사스주 등 미 남부 지역을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동물들의 생사도 위협받고 있다. 특히 수천마리의 바닥거북들이 한파에 실신해 고사할 위기에 처하자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거북이 구조작전을 펼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 공영라디오방송(NPR)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텍사스주 사우스파드르섬 해안가에서 기록적인 한파에 실신한 바다거북 4500마리가 구조됐다. 지역 비영리단체인 ‘바다거북’과 자원봉사자들은 지난 14일부터 거북이 구조작전을 벌여 수천마리의 거북이를 임시 보호시설로 이동시켰다. 냉혈동물들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특히 극한의 날씨에 취약하다. 수온이 약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바다거북은 깨어있지만 움직이는 능력을 잃게 된다. ‘추위 실신(cold stun)’ 증상으로 부상을 입고 물에 빠져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배를 타고 나가 해안으로 떠밀려오는 거북이들을 구조하고 있다. 거북이들은 지역자치단체와 스페이스X 등의 시설로 옮겨지고 있지만, 텍사스주 곳곳에서 전력 공급이 끊겨 따뜻한 보호시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주민들은 개인 발전기를 기부하는 등 ‘거북이 구조대작전’에 동참하고 있다고 NPR은 전했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에 따르면 텍사스에서 발견된 바다거북의 다섯 종은 모두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비영리단체 ‘바다거북’의 이사 웬디 나이트는 “거북이를 돕는 사람들이 압도적인 지지와 사랑을 보내고 있다”면서 “회복한 거북이들은 오는 20일쯤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텍사스주 등 미 남부 지역을 강타한 이번 겨울 폭풍으로 수백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지금까지 8개 주에서 최소 31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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