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투데이] "정인이 양부모 사형" 추위에도 막지 못한 분노
■ 진행 : 이재윤 앵커, 이승민 앵커
■ 출연 : 정혜영 /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서울지부 부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10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부부에게 경찰이 살인죄를 적용했습니다. 또 생후 2주 신생아를 폭행해서 숨지게 한 20대 부모가 있는데요. 이들에 대해서도 살인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어제 정인이 사건에 대한 2차 공판도 진행됐는데 잇단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에 사회적 공분과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혜영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서울지부 부팀장과 함께 관련 내용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어제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공판이 있었습니다. 이 공판이 있었던 남부지법 앞에 어제 많은 분들이 또 나와서 시위도 했었는데요. 현장에 계셨죠? 어제 어느 정도 많은 분들이 오셨고 또 그리고 어떤 분들이 오셨나 해서요.
[정혜영]
협회분들이 많이 오셨고요. 그리고 다른 시민분들도 많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강추위를 이길 만큼 굉장히 뜨거웠었고요. 그래도 이번 2차 공판은 시기가 시기인 만큼 많은 회원분들이 남부지검으로 모이지 않으셨고, 각 지역의 법원으로 가셔서 시위를 해 주셨어요.
[앵커]
지역에서도 시위가 있었군요?
[정혜영]
네, 하지만 장 씨가 탄 호송차가 들어올 때는 다소 격앙돼서 사형이라는 단어를 외치며 회원님들께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셨지만 남부지검에서 정해진 1인시위가 끝나고 곧바로 다들 흩어지셔서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 홀트 아동권리보장원, 강서경찰서 등등 피고인이 살던 동네로 흩어져서 1인시위를 하셨어요.
[앵커]
이 사건이 처음 알려졌을 때도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하고 관심을 가졌습니다마는 이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지금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인이 양부 같은 경우에는 어제 재판에 나오기 전에 출석에 앞서서 본인의 신변 안전을 위해서 신변보호요청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참 이런 경우도 있나 싶은데. 그런데 그렇게 나오면서 본인이 또 양모가 아이를, 정인이를 학대한 사실을 본인은 몰랐다, 이런 주장을 했다고요?
[정혜영]
사실 그게 모를 수가 없는 거거든요. 그리고 양부가 전에 심리상담을 배웠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심리상담을 공부했으면서 방임에 대해서 학대라고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과, 그리고 만약에 본인이 양모가 학대하는 사실을 몰랐다라고 한다면 그건 또 가족에 대한 방임, 방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족에 대해서 전혀 관심도 없고 무관심했다는 얘기를 본인 입으로 하고 있는 것이죠, 지금.
[앵커]
그렇군요. 지금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양모 같은 경우에는 역시 살인 의도가 없었다라는 점을 강조를 하고, 이게 사고였다는 점으로 계속해서 살인의 의도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거죠?
[정혜영]
양모가 실수로 떨어뜨려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것은 고의성을 지금 부인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장 씨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은데요. 정인이 몸 세포 하나하나까지 전부 증거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더 고의성을 밝혀야 하는지 그들에게 되돌려 묻고 싶습니다.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 임현택 회장님께서도 조금의 여지도, 의심할 것도 없이 명백한 살인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고요. 전문의가 이렇게 말을 해도 살인의 고의성을 찾지 못한다고 하면 더 이상 어떻게 살인의 고의성을 밝혀야 합니까? 꼭 흉기로 찌르고 때려야 살인입니까? 어떻게 죽여야 살인입니까?
[앵커]
지금 여러 가지로 참 안타깝고 그런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일단 주변의 증언도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그러니까 지난해 9월 23일에 정인이가 두 달 만에 등원을 했는데 이 어린이집 원장이 봤을 때 정인이가 뭔가 다 포기한 듯한 그런 모습을 보였다, 이런 증언을 했어요. 어떤 상황이었던 건가요?
[정혜영]
그전부터도 양모가 알지 못하는 신체적 증상들이 있어왔고요. 마지막 날에는 아이가 움직이지도 못할 만큼 말라서 기아 상태에 비슷한 정도로 왔다고 하면서 오열을 하셨습니다.
[앵커]
사실 아동학대라는 것이 가정에서 일어나면 그걸 알 수 없는 거잖아요.
[정혜영]
만약에 신고를 한다고 하더라도 잘 몰라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신고 의무자에 대한 법은 굉장히 철저한데요. 만약에 신고를 하더라도 가해 의심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수색조차 하지 못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결국은 이 아이의 상태를 가장 잘 알 수 있었던 것은 어린이집 원장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어린이집 원장은 쭉 정인이의 상태를 관찰해 오고 그다음에 아동학대 정황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얘기죠?
[정혜영]
당연히 모를 수가 없죠.
[앵커]
거기에 대해서 어린이집에서도 병원에도 데리고 가고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습니까?
[정혜영]
당연히 데리고 가야 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우리나라 학대에 대해서도 부모의 동의 없이도 학대 정황이 나타나면 무조건 검사까지도 해야 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앵커]
정인이 사건을 두고는 지금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양부모의 학대도 문제지만 경찰이나 또 아동피해구호전문기관에서도 적절하게 대응을 하지 못해서 정인이의 사망을 막지 못했다는 그런 지적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혜영]
이것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조사한 후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아동학대 신고를 직접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조사하는 사람도, 수사하는 사람도 학대에 대한 개념을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신고자에게는 전화번호, 이름, 주소 다 물어보고 심지어 집까지 찾아오지만 그 가해자는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신고가 들어와도 조사할 수조차 없습니다. 그리고 또 아동학대 의심자의 정보를 신고한 사람에게 물어보기도 합니다. 전화번호까지.
그리고 아동학대는 신체적, 정서적, 성적 방임, 유기가 복합적으로 일어나고 한 가지만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방임과 정서적 학대가 아동학대 정의에도 나와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 조사기관에서도 학대로 인식하지 않아서 신체적 손상만 학대로 인지가 되고 있다 보니까 아이들이 죽기 직전까지 죽어서야만 아동학대 조사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이러한 아동학대에 대한 인지부조화가 아이들을 더욱 학대로 몰아갈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인이 양부모들은 계속해서 본인들은 살해의 의도가 없었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그러면 증거를 누가 제시해야 되는 건가요?
[정혜영]
저도 그들한테 묻고 싶어요. 여태까지 소아과 의사들이나 원장님들, 교사 선생님들이 이건 학대 정황이 있다, 신고 의무자가 이렇게 신고를 했음에도 소아과협회장님께서도 이걸 그렇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걸 증거로 하는 것인지, 부검 결과도 학대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지 뭐를 더 증명할 수 있는지, 저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다시 묻고 싶어요.
[앵커]
어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한 공판이 있었습니다마는 또 요즘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데 용인에서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일어난 것과 관련해서 경찰에서 수사를 하다가 아동학대치사가 아니라 살인죄로 변경해서 적용하지 않았습니까? 아동학대 사망과 관련해서는 아동학대의 경우 살인의 의도가 있다고 봐야 되는 것 아닐까 싶은데 현장에서 보시기에는 어떻게 느끼십니까?
[정혜영]
아이들은 저항할 힘이 없어요.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거의 전부입니다. 자기 주양육자가 전부예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그렇게 학대를 저지르고 때리고 했으면서도 만약에 죽을지 몰랐다 하는 것은 그만큼의 강도로 한번 자기들도 맞아봐야 이렇게 해야 죽는구나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10살 여자아이를 물고문으로 숨지게 한 이모 부부 그 사건인데. 이 이모 부부 같은 경우에는 경찰서를 나오면서 경찰들이 이미 답을 정해 놓고 자신들에게 질문을 하는 것 같았다라는 식으로 본인은 억울하다는 주장을 했거든요. 이 부분도 들여다봐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정혜영]
많은 가해자들이 그렇게 주장합니다. 그리고 경찰이나 이런 사람들이 딱히 정해서 한다기보다는 나와 있는 정황에 대해서 물어본 것인데 본인들은 도망가고 싶겠죠, 인정하고 싶지 않고. 그러니까 그런 답변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또 전북 익산에서는 생후 2주밖에 안 된 신생아가 부모에 의해서 부모의 학대로 숨진 사고까지 있었는데 말이죠. 이게 참 안타까운 사고들이 지금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지금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에서 일을 하고 계신데요. 여태까지 봐온 아동학대 사례 가운데 잘 잊혀지지 않는, 기억에 남는 사건들이 있으십니까?
[정혜영]
저는 뉴스에조차 나오지 않은 아동학대 사건이 떠오르는데요. 친모가 학대를 당하다가 당하다가, 남편에 의해서 맞다가 도망을 갔는데, 그러니까 본인 아이가 아닌 아이를 임신했다고 나무상자에. 아이가 아픈데 예방접종도 하지 않고 주사도 맞히지 않고 나무상자에 넣어서 그 마당에 묻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앵커]
출산한 다음에요?
[정혜영]
그러니까 출산을 한 다음에 한 게 아니라, 친부에 의해서 살해당했죠.
[앵커]
그런 사건 같은 경우에는 그게 기사화가 안 된 사건인가요?
[정혜영]
됐습니다.
[앵커]
됐고요? 현장에서 더 많이 보셨기 때문에 누구보다 피부에 와 닿는 경험들이 있을 것 같은데 현장에서 보실 때 아동학대를 우리 사회가 다루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보시나요?
[정혜영]
아동을 아직도 자신의 소유물로 보고요. 그리고 체벌을 훈육의 도구로써 사용하는 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한 가정의 일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동학대가 일어나도 개입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방치되고 그렇게 더 학대가 심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실 저희가 정인이 사건도 그렇고 조금 전의 안타까운 사건들도 그렇고 아동학대와 관련된, 특히나 이렇게 살해까지 이르는, 죽음까지 이르는 안타까운 사건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요. 앞서서 말씀하신 것처럼 기사화가 되지 않은 경우도 많거든요. 이런 아동학대가 이렇게 관심이 잠깐 불붙었다가 또 이게 어느 순간 잠잠해지면 또 아이들이 외면되는 그런 상황들이 반복되는 게 아닌가 싶거든요. 근본적으로는 어떤 부분을 들여다봐야 될까요?
[정혜영]
근본적으로 아동을 때려서는 안 되고, 그리고 맞아도 되는 아이는 없다라는 그런 인식이 사회적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른이 잘못했다고 때려도 되지 않지 않습니까? 만약에 저희 부모를, 저희 어머니가 말을 안 들어서 제가 때렸어요 한다면 그건 사회적 공분을 사지 않을까요?
[앵커]
지금 계신 곳이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인데요. 이게 2013년에 생긴 단체죠? 그런데 그 이후에 많은 사회활동을 해 오셨고 또 사회적으로도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높아진 상태인데요. 2010년과 비교해서 지금 2021년, 사회적으로 바뀐 게 무엇이고 또 아직까지 고쳐져야 될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정혜영]
그때부터 계속 바뀌어온 것은 신고가 그래도 늘어났고 아이의 체벌이 학대라는 의식이 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매스컴에서도 교육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엄마들, 부모들에 대한 관심도 많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자신이 학대를 하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
[앵커]
학대를 하고 있으면서도 이것은 학대가 아니다?
[정혜영]
그렇죠. 전혀 모르고 이건 아이를 키우기 위한 훈육이다라고 생각을 한다는 것. 그리고 정말 소름끼치게도 아동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이 다른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서 굉장히 공분을 해요.
[앵커]
아, 그렇군요. 자신의 일은 크게 개의치 않으면서 다른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서는 크게 분노한다는 말이에요?
[정혜영]
그렇죠.
[앵커]
그래요? 그것도 이해하기 힘드네요.
[정혜영]
모른다는 거예요. 본인이 학대를 한다는 것을 인지를 못한다는 거예요.
[앵커]
그런 것은 어떻게 분석을 해야 됩니까?
[정혜영]
일단 자기의 감정을 잘 다스려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화가 아이에게 투영되지 않도록, 그러니까 분출되지 않도록. 내가 왜 화가 났을까? 정말 이 아이 때문인가? 그리고 화가 난다고 이 아이를 때려도 되는 것인가? 이런 것들을 잘 살펴볼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주변의 관심이 굉장히 필요합니다. 남편, 부모, 주위 사람들까지도 그렇게 한다면 정말 당당하게 아이한테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되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아이를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부모가 훈육이든 교육이든 한다고 한다면 부모도 사실은 부모 교육이 필요한 부분이잖아요. 이런 부분도 사회적으로 준비를 해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정혜영]
저는 부모 교육 이전에 올바른 성교육부터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점점 아이학대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어요. 2주 아이 학대한 그분도 20대인데 아마 그 이전부터, 청소년부터 그런 성 문제가 있어왔고 그런 게 계속 있어 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어린 아동부터 성교육과 성 인식에 대해서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아무래도 협회에서 일을 하시면서 상담 같은 것도 진행하시나요?
[정혜영]
상담은 협회 측에서 하고 있고요. 저는 상담을 배운 사람이지, 아직은 협회 측에서 하고 있지 않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거기서 일을 하시면서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이 있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우리 사회가 좀 더 아동복지와 이런 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 무엇부터 시작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정혜영]
저는 저부터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나를 학대하고 있지 않는지. 왜냐하면 일단 잘 먹고 잘 쉬고 내가 안전해야 아이도 지킬 수 있고 가족도 지킬 수 있는데 너무 무리하게 주양육자에 대한 모든 것을 몰아넣는 시스템이 되다 보니까 여유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학대가 점점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본인이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신체적으로도 안정적으로 상황이 돼야만 아이도 키울 수 있고 가정도 행복하게 꾸려나갈 수 있는데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그런 부분에서 부족하다라는 말씀인 거군요?
[정혜영]
희생을 강조하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부모의 희생. 그렇군요. 상당히 중요한 얘기를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아동학대에 대해서 관심이 높기는 하지만 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그만큼 안정감이나 이런 것도 중요하다는 말씀인데요. 꾸준한 사회적 관심과 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혜영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서울지부 부팀장과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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