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허경환 회사서 27억 횡령한 동업자..1심 실형

'허닭' 회삿돈 27억여원 횡령 혐의 등
법원 "피해금액 상당" 징역 3년6개월
허경환 "조금 비싼 수업료 덕에 성장"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개그맨 허경환이 운영하는 식품 유통업체 '허닭'(변경 전 얼떨결)의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동업자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선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41)씨에게 최근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양씨는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허닭'에서 감사로 재직하며 실제로 회사를 경영하고 법인통장 및 인감도장 등을 보관해온 점을 이용해 회사자금 총 27억36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양씨는 허경환이 회사 운영을 실질적으로 자신에게 맡긴 점을 기회로 삼아 회사 자금을 수시로 출금해 자신이 운영하는 다른 회사 계좌로 이체하며 횡령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양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허경환의 이름과 도장을 이용해 주류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약속어음을 발행해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함께 양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의 법인세 등 납부를 빙자해 허경환에게 1억원을 빌려 유흥비 등에 사용한 사기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허경환은 "돈 벌면 그때 갚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양씨에게는 혈중알코올농도 0.211%의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양씨가 '허닭'의 회계와 다른 회사들의 회계를 구분해 관리·운영하지 않고 마음대로 뒤섞어 운영하는 과정에서 저질러진 범행"이라며 "횡령금액이 27억원을 넘고 잔존 피해금액도 상당한 액수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기 범행으로 인한 피해금액 1억원은 범행 시점으로부터 9년이 다 되도록 전혀 회복되지 못했다"면서 "음주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양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 판단했다.

판결이 보도되자 허경환은 1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믿었던 동료에게 배신은 당했지만 믿었던 동료 덕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조금 비싼 수업료지만 덕분에 매년 성장하고 회사는 탄탄해진 것 같다"고 심정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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