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과일이 한글로..동남아에서 한국산 농산물 식별마크 단다

이기훈 기자 2021. 2. 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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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 ‘달콤한 감’

한글로 떡하니 이렇게 적혀 있는 과일 박스가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재래시장에 팔리고 있었다. 그런데 배 박스를 자세히 보면, 아주 작은 글씨로 ‘중국산(produce of china)’이라고 쓰여 있다. 중국산 과일이 마치 한국산인 것처럼 포장돼 팔리고 있는 것이다.

한글로 표기된 중국산 농산물이 태국, 베트남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산 농산물이 포장재에 한글을 써두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혼란과 한국산 수출 농산물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18일 밝혔다. 한국산 농산물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어 비싸게 팔리는 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문제는 마치 한국산인듯 한글을 사용해 포장해 판매하면서도 ‘중국산’ ‘메이드 인 차이나’ 등을 써둔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엄밀히 말하면 원산지 표기를 속인 게 아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를 찾기 어렵다는 게 현지 당국의 입장”이라고 했다. 소비자를 속이는 게 뻔히 보여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한글로 표기된 중국산 농산물이 태국, 베트남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그래서 우리 정부는 태국, 베트남처럼 한국산 식품의 인기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TV, SNS 등을 활용해 한국산 농산물을 홍보하기로 했다. 한글로 포장됐다고 다 한국산 농산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린다는 취지다.

또 한국산 농산물에만 달 수 있는 브랜드를 적극 개발하기로 했다. 한국산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통일감 있는 스티커·띠지 등을 만들어 부착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자는 “홀로그램 등을 활용해 위조가 어려운 식별마크를 다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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