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공매도 거래 투명성 제고 검토..게임스톱 여파

도드 프랭크 법 조항 이행 논의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게임스톱 대란을 겪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매도 투명성 제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SEC가 2010년 제정된 도드 프랭크 법의 공매도 관련 규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법은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도입된 금융개혁법이다.

법은 각 상장사의 주식이 얼마나 공매도 됐는지와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라고 SEC에 요구했다.

한 조항은 2년 이내에 주식을 얼마나 빌려주고 받았는지에 대한 공시를 강화하는 규칙을 마련하도록 했다.

다른 조항은 적어도 한달에 한번 기업 주식 공매도 규모를 공개 보고하라고 규정했다.

지난 11년 동안 SEC는 이를 실제 이행한 적이 없지만, 게임스톱 매수 광풍 이후 권한 발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하원의원들은 18일 회의에서 게임스톱 사태로 불거진 공매도 데이터 미공개 논란을 논의할 방침이다. SEC가 도드 프랭크법에 따른 감독 의무를 완수하지 않았다는 게 쟁점이다.

SEC는 공매도와 관련해 소극적인 공시를 용인해왔다. 얼마나 많은 주식을 빌려줬는지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조지타운대 맥도너 경영대학원의 제임스 에인절 교수는 "SEC는 거의 모든 걸 할 수 있는 규칙 제정 권한을 갖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렇게 많은 걸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 SEC는 공매도 거래 정보의 공개를 꺼렸다. 대형 투자자들의 공매도 베팅이 상세하게 공개되면 다른 투자자들이 같은 종목 공매도에 몰릴 수 있어서다. 이는 주식 대여 비용을 끌어 올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현재 SEC는 게임스톱 사태를 분석하고 있으며, 이번 소동에서 공매도의 역할을 검토해 정책 변화를 권고할 방침이다. 주가가 폭등했다가 붕괴한 요인도 구체적으로 밝히겠다는 구상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싸게 사들여 갚는 투자 기법이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주식방의 개미 투자자들이 월가 헤지펀드 세력에 대항해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 매수하면서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게임스톱 주가는 한때 20달러에서 400달러 넘게 뛰었다가 급락했다. 이날 게임스톱 주가는 7% 내린 45.94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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