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지옥' 연상호·최규석 "가장 마음가는 캐릭터? 유아인의 정진수"
불확실성에 고통받는 인간 모습 담아내
'의미중독' 인간, 답보다 서사를 찾는다
넷플릭스 드라마 제작중..하반기 선보일듯 지옥>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연상호 감독, 최규석 작가
◇ 김종대> 오늘 특별한 분들 모셨습니다. K-좀비 열풍을 일으킨 1000만 감독 연상호 감독님, 만화 한 컷에 잊지 못할 메시지를 담는 최규석 작가님. 두 분 안녕하세요.
◆ 연상호> 안녕하세요. 연상호입니다.
◆ 최규석> 안녕하십니까?
◇ 김종대> 오늘 아주 귀한 시간에 모셨는데요. 두 분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작품이 웹툰 <지옥> 이죠?
◆ 연상호> 그렇습니다.
◇ 김종대> 그런데 두 분은 어떻게 친구 사이세요?
◆ 연상호> 친구의 친구였었는데. 미술학원에서 알던 형이 최규석 작가와 같은 과 동기였어요.
◇ 김종대> 그런데 뭔가 눈빛이 통했나봐요. 그러니까 협업까지 하시게 된 거죠.
◆ 연상호> 그때는 다 예술 쪽을 하는 친구여서 그때 모여서 좋아하는 작품 얘기들을 서로서로 많이 했던 시절이었죠. 20대 초반에.
◆ 최규석> 작품 얘기를 하면 사실 조리 있게 PPT를 해서 얘기를 하지 않는 이상은 툭툭툭 던지는 거잖아요. 이렇게 다 그냥 툭툭 던져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바로 거기에 대해서 대답을 해 주는. 그리고 저도 연상호 감독 말하는 걸 들으면 바로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고. 그래서 작품에 대해서 얘기하면 소통이 아주 잘되는 그런 친구였던 거죠.
◇ 김종대> 한마디로 잘 통했다?
◆ 최규석> 그렇죠.
◆ 연상호> 성격이 비슷했던 것 같아요.
◇ 김종대> 그렇게 두 분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작품 지옥입니다. 원래는 웹툰으로 시작됐네요. 2019년부터 작년까지 이어져온 작품이군요. 이 작품이 원래는 연 감독님이 2003년에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들었습니다. 다시 웹툰으로 만들어야 되겠다 생각하신 이유는 뭘까요?
◆ 연상호> 옛날에 만들었던 애니메이션을 웹툰으로 다시 만들겠다라고 했던 거는 아니었고, 제가 2003년에 만들었던 '지옥'이라고 하는 애니메이션이 사실은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썼던 시나리오였어요. 거의 아무것도 모를 때 썼던 시나리오였고 거의 제가 처음으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이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조금 나이가 먹고 보다 보니까 옛날에 만들었던 그 지옥이라고 하는 작품을 리메이크가 아니라 그 소재를 모티브로 해서 새로운 뭔가를 만약에 지금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 그거를 이제 최규석 작가랑 얘기를 하면서 만들게 된 거죠. 그래서 사실은 리메이크의 개념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원작을 만들겠다라는 개념으로 접근을 했어요.
◆ 최규석> 젊을 때는 맨날 모여서 작품 얘기도 하고 이런저런 소통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서로 나이 들고 각자 영역에서 바빠지고 그러니까 친구라고 하는데 사실 1년에 두어 번 볼까 말까 한 그런 상황이 된 거죠.
◇ 김종대> 별로 친한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 최규석> (웃음) 아닙니다. 베프인데.
◆ 연상호> 중간에 어쩌다 한번 만났는데 아기도 있고 그러니까 이게 만날 일이 없는 거예요, 사실은. 그래서 이렇게 하다가는 한 몇 년에 한 번 보고 말고 그러겠다 해서 작업을 같이 하면 얼굴이라도 강제적으로라도 좀 많이 보지 않겠냐. 그래서 시작을 했던 것 같아요.
◆ 최규석> 다른 사람들은 같이 모여서 축구를 하든 등산을 하든 이런 걸 하듯이 그냥 강제 작업 모임 그걸 만든 거죠. 그럼 이제 뭘 할 거냐. 그렇게 해서 아이템을 이렇게 보다가 연상호 감독의 데뷔작이나 마찬가지죠, '지옥'이라고 하는 게. 이게 가지고 있는 세계관 자체가 확장될 수 있는 여지들이 워낙 많다 보니까 이걸로 가자 해서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발전을 시킨 거죠.
◇ 김종대> 확장성이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런 말씀하셨는데요. 설정이 흥미로워요. 어떤 지옥의 사자가 나타나서 고통에 빠져 사는 사람들에게 너는 몇날 며칠 몇 시에 지옥에 갈 거야 이렇게 통보를 해 줍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고통 속에서 살겠죠. 그러다가 그 시간이 되면 괴물들이 나타나서 통보받은 사람을 죽여버립니다. 이 장면이 여러 개가 반복되다 보니 한 방송국에서 희생자가 심판을 받는 사람을 지옥의 사자한테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생중계하기에 이르는데 어떻게 이런 배경 만들 생각하신 거예요?
◆ 연상호> 기본적으로는 제가 연약한 인간한테 흥미가 많은 것 같아요. 뭔가 이렇게 불확실성이라고 하는 걸 견디기 힘들어하는 어떤 인간들의 모습에 관심이 좀 많아서 지금까지 그런 작품들을 많이 해 왔던 것 같은데 지옥이라고 하면 거기에 마땅한 죄가 있어야 간다라고 한다면 사실은 그것이 놀라운 게 아니죠.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할 수가 있는데. 그러지 않을지도 모른다 혹은 왜 가지? 이건 뭐지라는 어떤 불확실성에서 괴로워하는 인간들의 모습?
◇ 김종대> 그게 더 공포스럽네요.
◆ 연상호> 그렇다, 아니다라는 어떤 명확한 답이 있다라고 한다면 공포스럽지 않겠죠. 그런데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한 미지의 상황에서 놓여진 인간의 모습이 사실은 공포스러운 거라고 생각을 했고. 코스믹호러라고 하는 장르가 있는데 <지옥>이라고 하는 작품도 어쨌든 이 코스믹호러 장르 안에서 공포를 유발하는 류의 장르 만화라고 볼 수 있는 거죠.
◆ 최규석> 스토리텔링 책이나 이런 것들을 보면 인간 자체가 이렇게 의미 중독에 걸려 있는 존재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인간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무의미한 패턴을 보여줘도 그 안에서 서사를 만들어내요, 자동적으로 사람 자체가.
◇ 김종대> 우리 내면은 그런 스토리를 좋아하죠.
◆ 최규석> 그냥 이렇게 선잠에 들었을 때 귀에 들리는 온갖 정보들이 있단 말이에요. 자동차가 지나가고 벌이 날아가고 엄마가 지나가면서 뭐라고 하고 하는 전혀 연관성 없는 개별적인 사태들이 존재하는데 그게 귀에 들리면서 꿈속에서는 하나의 스토리가 돼서 꿈에서는 재생이 되거든요. 그런 것들이. 그게 다 서로 연관성을 가진 것처럼 재생이 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인간의 뇌 자체가 어떤 단절되어 있는 별개의 사건들이 등장을 했을 때 그것이 하나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욕망 같은 것이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다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인간을 더 살게 만들기도 하고요.
◇ 김종대> 그래서 필사적으로 의미를 찾는 아주 인상적인 집단이 나와요. 화살촉. '지옥에 가는 사람들은 저 사람은 무슨 죄가 있을 거야, 네 죄를 자백해' 이러면서 의미를 만들어서 사회화하려고 하는.
◆ 연상호> 여기에서는 이 현상 안에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법한 여러 가지 군상들을 다 한번 그려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중의 하나가 화살촉이라고 하는 집단이죠.
◆ 최규석> 주어져 있는 설정 내에서 뻗어나갈 수 있는 모든 가지들을 서로서로 던지는 거죠. 그 가지 중에 괜찮은 가지 있으면 살리고.
◆ 연상호> 그때가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 최규석> 그게 제일 재미있었죠.
◆ 연상호> 둘이 모여서 하루 종일 많이 회의했던 게.
◆ 최규석> 하루 종일 커피 먹고 라면 먹고. 주로 만화방에서.
◆ 연상호> 주로 작업하던 만화방이 있는데 거기 사람이 많이 없어요. 사람이 많이 없어서 회의실이 항상 텅 비어 있는데.
◆ 최규석> 화이트보드도 있고.
◆ 연상호> 침대, 소파 같은 곳도 있고 거기서 이제 돈을 커피 같은 걸 시키면 저희밖에 맨날 안 오니까 거기 만화방에서 몇 시간씩 그 얘기를 문답을 하다가 좀 막히면 드러눕고 만화책 보고. 거기가 만화방이니까 라면 끓여 먹고.
◇ 김종대> 그 만화방 주인이 보기에 저 두 사람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인가 궁금했겠어요.
◆ 연상호> 작가인지는 알았을 거예요. 만화가들이 많이 그렇게 왔기 때문에.
◆ 최규석> 만화가라는 건 아셨을 거예요. 왜냐하면 만화진흥원 바로 옆에 있는 만화방이었기 때문에.
◇ 김종대> 작품이 그렇게 탄생하는군요. 만화방에서 만화가 탄생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여러 가지들 지옥의 캐릭터들이 탄생이 됩니다. 본인들이 창조하신 캐릭터들이에요. 그렇지만 이 사람은 꼭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 위로하고 싶다, 안아주고 싶다,아니면 혼내주고 싶다 마음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한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 연상호> 저는 만화를 볼 때는 좀 만화를 볼 때보다도 오히려 촬영을 이제 하고 나니까 유아인 배우가 연기했던 정진수 의장.
◆ 최규석> 사이비 종교 교주죠.
◆ 연상호> 그 정진수라는 인물한테 연민이 많이 가더라고요.
◇ 김종대> 그분도 사이비 교주라고 하지만 세상에 선함을 전파하는 의로운 캐릭터로 그려지던데요?
◆ 연상호> 여기서 정진수가 얘기하는 의로움이라고 하는 이면에는 또 악이라고 하는 게 존재를 하고 정진수라고 하는 캐릭터는 그런 선과 악이 공존하면서 한편으로는 잔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되게 연민이 가는 되게 복합적인 인물인 것 같아요.
◆ 최규석> 어쨌든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라는 건 맞죠. 아무도 그 사람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사실은 현존하고 있는 사람 중에는 아무도 없는 상황으로 한 20년을 산 거니까요, 그 사람은.
◇ 김종대> 최 작가님이 눈여겨보신 캐릭터가 있다면요?
◆ 최규석> 저는 그리다 보면, 별로 신경 안 쓰던 캐릭터라 하더라도 막상 그리려고 하면 표정도 그려야 되고 이 사람이 어느 순간에 어떻게 말을 해야 되는지도 스스로 결정을 해야 되고 이러다 보면 약간 어떻게 보면 배우 비슷하게 되는 것 같아요. 모든 캐릭터를 다 연기하는 게 되는 것 같아요.
◇ 김종대> 사실 이건 만화책을 봐야 더 아마 공감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내용 중에 2명의 자녀를 둔 미혼모 박정자 씨가 나옵니다. 이분이 5일 후에 지옥에 간다는 걸 통보받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지옥에 가는 장면 즉 다시 말해 죽는 것을 중계방송을 지상파로 하면 돈 30억을 준다는 얘기에 엄마랍시고 아무것도 해 준 게 없었는데 기회다. 굉장히 잔인한 설정이 아닌가. 어떻게 이런 설정이 나왔을까요?
◆ 연상호> 어쨌든 이 이야기들의 하나하나의 에피소드, 캐릭터들의 에피소드가 아주 극적인 상황이어야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이 작품을 읽고 있는 독자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이 상황을 맞닥뜨리고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고 더 극적으로 받아들일까에 대해서 사실은 둘이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여기서 이제 박정자라고 하는 캐릭터의 상황 같은 게 만들어진 거겠죠.
◆ 최규석> 박정자의 진심은 저는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어쨌든 닥쳐온 비극이 있는 것이고 불운 중에 운 하나가 이렇게 있는 거죠. 그리고 변호사들이 썩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까 그냥 변호사들을 좀 푸시하기도 하고 그리고 이 상황을 그나마 나은 방향으로 다시 세팅을 해 보려고 하는 그런 마음이지 내가 죽고 30억 생기면 엄청 좋은 일이지 이런 마음으로 한 건 아닐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나마 다행 아니에요?' 뭐 이런 거죠.
◇ 김종대> 그 비극을 또 기회로 만들어내는 어떤 처연한 모습들이 드러나는, 저로서는 가장 긴장감 높았었던 그런 장면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만약에 두 분이 이 만화 속으로 들어가셔서 지옥에 간다는 통보를 받았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뭐부터 처리하고 싶으세요?
◆ 연상호> 저는 일단 저작권 문제부터 변호사를 만나서 처리를 해야 되지 않을까. 저희 가족들이 있으니까 저작권들이 가족들한테 무사히 인계가 되도록.
◇ 김종대> 아주 실용적인 정리를 하시네요.
◆ 최규석> 그럼 쓰다가 미완성인 원고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 연상호> 그걸 고민을 하기는 했어요. 하긴 했는데 그걸 실제적으로 제작이 가능한 제작사, 아는 제작사들한테 권리를 넘기고 그거에 대한 퍼센티지를 가족들한테 갈 수 있도록.
◆ 최규석> 만화 권리 같은 것은...
◆ 연상호> 당연히 우리 가족들한테 가야죠.
◆ 최규석> 그렇군요.
◆ 연상호> 제가 얼마 전에 '지옥'이라는 작품을 하면서 최규석 작가랑 했는데 DC코믹스에서 누가 그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 누구가 있는데 '누구랑 작업을 한 것이 최선이었냐'는 얘기를 했더니 '최선이 아니라 유일했다' 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제가 제 작품, 만화의 권리는 최규석에게. 물론 거기에 대한 이득은 가족과 나누도록.
◆ 최규석> 그건 당연한 일이지.
◇ 김종대> 최 작가님, 지옥 사자한테 몇 날 며칠에 지옥 간다고 통보받으시면 뭐 하시겠습니까?
◆ 최규석> 통보를 받으면 저도 이제 정리해야 될 것들이 있죠.
◇ 김종대> 어떤 거?
◆ 최규석> 물론 저작권. 그런데 죽으면 자동적으로 일단 가족에게 양도가 되는 거죠, 그거는.
◆ 연상호> 만화 같은 경우는 훨씬 간단할 거예요. 저는 영화랑 좀 섞인 게 많아서.
◇ 김종대> (웃음) 두 분 다 저작권 정리를 빨리 하셔야 된다.
◆ 최규석> 그런데 쓰다 만 기획 같은 게, 만약에 이 중에 돈이 될 만한 게 있다 싶으면 변호사 입회 하에 넘겨서 친구들에게 만약에 네가 이걸로 작품을 하게 되면 인세 10% 중에서 한 3%는 내 아들한테 넘겨라.
◇ 김종대> (웃음) 다 저작권 얘기하시니까.
◆ 최규석> 할 게 없지 않습니까?
◆ 연상호> 아빠랍시고 아무것도 해 준 게 없는데.
◇ 김종대> 작품 하나라도 더 남기지 않을까 이런 답변을 기대했어요.
◆ 최규석> 시간이 많다면 가령 5년 남았다 그러면 또 한 편 하죠.
◇ 김종대>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오히려 그런 지옥의 사자가 창작욕을 더 불러일으켜서 더 작품에 매진하게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 봤어요. <지옥>이 곧 넷플릭스로 방영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배우들이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감독님.
◆ 연상호> 사실은 이번 작품의 캐스팅 같은 경우는 뭔가 제가 어떤 배우분들 연기라고 하는 부분, 작품을 같이 만드는 동료로서 가장 이제 신뢰하는 배우들을 모으려고 되게 노력을 많이 했어요. 유아인 배우 그다음 박정민 배우 그다음에 김현주 배우, 원진아 배우, 김도윤 배우, 김신록 배우, 류경수 배우 이렇게 좀 제가 연기적으로 되게 신뢰하는 배우분들하고 작업을 하고 싶어서 그 한 분, 한 분을 드래곤볼을 모으듯이 하나씩 정말 읍소해서 이렇게 같이 작업하기를 좀 읍소했던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개봉은 언제 됩니까?
◆ 연상호> 올해 하반기 정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 김종대> 올해 하반기요? 촬영 다 끝났어도 아직도 조금 더 기다려야 되네요?
◆ 연상호> 이게 후반 작업,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좀 시간이 남아 있어서요. 한참 지금 하고 있는 중입니다.
◇ 김종대> 그러면 신뢰가 가는 배우들과 함께 이렇게 어떤 작업을 거의 마치셨는데요. 연출을 하시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분야가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 연상호> 저 아닌 다른 연출자들의 이 작품에 대한 해석 같은 거, 제가 쓴 작품에 대한 해석을 지켜보는 게 되게 재미있더라고요. 이번 작품에는 사실은 뭔가를 좀 많이 한다기보다는 사실은 그 배우들이 해석하는 배우들이 연출해내는 각각의 인물의 모습 같은 걸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유아인 배우가 정진수라는 캐릭터를 해석해서 표현해내는 방식. 김현주 배우가 민혜진이라는 캐릭터를 보고 표현해내는 방식. 이런 것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되게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정말 기대되는데요. 만화로 보고 영화로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기다리고 있을 청취자들께 한말씀씩 부탁드릴까요.
◆ 연상호> <지옥>이라고 하는 작품은 어떻게 보면 제가 좋아했던 만화라고 하는 것의 두근거림 같은 것들을 독자들이 좀 느끼기를 바라면서 만든 작품이라서 만화책으로 보시든 웹으로 보시든 아니면 기다렸다가 영상으로 보시든 제가 그때 다른 작품들을 보면서 느꼈던 두근거림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종대> 두근거림을 강조해 주셨어요. 최 작가님은요?
◆ 최규석> 저도 제 전작들하고 색깔이 완전 다른 작품을 한 거잖아요. 그래서 전작들을 이렇게 하면서 주변에서 계속 그런 걱정들을 했었어요. 이렇게 그러다가 색깔이 굳는 거 아니냐. 저는 색깔이 굳는 것 자체는 걱정이 안 되는데 문제는 이러다가 진짜 어릴 때 재미있게 보던 그런 걸 한 번도 못 해 보고 죽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이 있었어요. 이번에 이제는 어쨌든 그런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 그냥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 그런 걸 꼭 해 보고 싶었고 이번에 그거를 한 거죠. 영상이 나오기를 기다리시지 않아도 이미 인터넷에서 지옥을 검색하시면 200원에 1편씩 보실 수 있기 때문에.
◇ 김종대> 알겠습니다.
◆ 최규석> 보시면 됩니다.
◇ 김종대> 저는 개인적으로 이 만화를 보면서 옛날 일본 영화 <데스노트>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객관적으로 <데스노트>보다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연상호> 감사합니다.
◇ 김종대> 힘든 현실 속에서도 두 분이 두 손 꼭 잡고 만들어낸 세상에 전달하고픈 메시지들이 이번 작품에 잘 담겼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흥행을 바라면서 두 분과 인사 나누겠습니다. 연상호 감독님, 최규석 작가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연상호> 감사합니다.
◆ 최규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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