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설날 1600만원 찾아준 경비원 "보답은 컵라면도 족해요"
구석찬 기자 2021. 2. 18. 10:10
설날 주민이 잃어버린 돈가방 주워 신고..한사코 사례 거절한 경비원
주인은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아파트 입주민이었습니다.
1094세대 아파트 각 동 게시판에 김 씨의 미담글을 붙였습니다.
설날인 지난 12일 저녁 8시쯤.
부산 사상구 괘법2차 한신아파트 경비원 67살 김영근 씨는 순찰 도중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바닥에 두툼한 목욕가방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가방을 주워 경비 초소에서 열어봤더니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돈뭉치가 들어있었던 겁니다.
김 씨는 곧바로 인근 덕포파출소로 습득물 신고를 하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목욕가방을 넘겼습니다.
세어보니 현금 1632만원이었습니다.
다행히 가방 안에는 주인의 연락처가 있었습니다.
경찰은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달려온 주인에게 가방을 돌려줬습니다.
주인은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아파트 입주민이었습니다.
경찰은 사례 규정을 설명했습니다.
관련법은 분실한 현금의 5~20% 정도를 습득한 사람에게 사례비로 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방을 찾아준 김 씨는 경비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극구 사양했습니다.
가방 주인은 그럼 고생하시는 경비원들을 위해 간식이라도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유쾌한 실랑이' 끝에 그제 결국 컵라면 20박스(120개)를 주고 받았습니다.
동료 경비원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 파티를 하며 김 씨의 선행을 칭찬했습니다.
김 씨는 따끈한 컵라면을 함께 나눌 수 있으니 그저 족하고 감사할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훈훈한 소식을 전해들은 입주민들도 가만 있지 않았습니다.
1094세대 아파트 각 동 게시판에 김 씨의 미담글을 붙였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를 열어 조만간 김 씨에게 상패와 부상도 주기로 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입주민들의 갑질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요즘, 서로를 위하며 보듬는 온기 어린 소식이 시린 겨울을 녹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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