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대규모 정전사태에 고급가구점이 대피소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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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텍사스를 강타한 폭설과 혹한에 전력망까지 마비된 휴스턴 지역에서 정전 사태로 난방과 취사를 못해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주민들에게 시내 고급가구 매장이 대피소를 제공,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 어린 자녀 3명과 함께 이 곳을 찾아 전시중인 수많은 식탁의 한 곳에 자리잡고 앉은 티나 리오스(32)의 일가족은 휴스턴 교외의 이동식 주택이 새벽 4시30분께 정전이 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추위로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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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아이들 명품 침대에 녹여"
[휴스턴( 미 텍사스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남부 텍사스를 강타한 폭설과 혹한에 전력망까지 마비된 휴스턴 지역에서 정전 사태로 난방과 취사를 못해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주민들에게 시내 고급가구 매장이 대피소를 제공,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 어린 자녀 3명과 함께 이 곳을 찾아 전시중인 수많은 식탁의 한 곳에 자리잡고 앉은 티나 리오스(32)의 일가족은 휴스턴 교외의 이동식 주택이 새벽 4시30분께 정전이 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추위로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하루 밤새 추위에 떨던 이들은 전기가 복구될 때까지 어딘가 다른 곳에 피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3살 9살 10살의 아이들을 데리고 눈길을 달려가 추위를 피할 곳은 없었다.
"우리는 뉴저지에서 자라서 추위에 익숙하지만 아이들은 텍사스 태생이라 땅위에 눈이 온 것도 처음 보았다"고 부부는 말했다. 이들은 휴스턴 북부에 본점을 둔 '갤러리 퍼니처'의 짐 맥인베일 사장이 그 매장을 대피소로 제공한다는 것을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고, 몇 시간이나 운전을 해서 그 곳으로 왔다.
짐 맥인베일은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30년 넘게 가구 매장을 운영한 사람으로 2017년 텍사스 대홍수 시에도 휴스턴에 있는 2개의 매장을 허리케인 하비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임시 보호소로 운영한 적이 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식사를 제공해왔다.
리오스부부는 "우리가 도착했을 때 그 분들은 두 팔을 벌여 환영해주었다"고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
텍사스주를 비롯한 미국 남부에서 거의 340만명의 주민이 전력이 끊겨 복구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눈과 얼음 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았다.
맥인베일 사장은 휴스턴에서 "매트리스 맥"이란 별명으로 유명한데 그 동안 휴스턴에서 사업을 잘 해왔다며 직영점이나 직원들에게도 후한 대접을 해왔다. 그는 나중에 매장 안을 돌면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도넛과 텍사스에서 인기있는 체코식 빵 콜체를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홍수때와는 달리 이번에 이곳에 온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곳곳에 비치된 손 세정제를 쓰는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켜야했다.
17일 사람들은 이곳 매장의 2500달러( 277만원)짜리 식탁에 앉아서 주방에 비치된 식사와 문간의 통 안에 쌓여있는 과자류 등을 가져다 먹고 있었다. 한 쪽에선 아기들이 미끄럼틀 주변에서 소리를 지르며 즐겁게 뛰어놓았다.
부모들은 집에 전기가 다시 들어왔는지 전화로 확인하느라 분주했고, 아직 복구가 안된 집의 가족은 3000달러(332만원)짜리 소파나 5000달러(553만원)짜리 침대에서 하루 밤을 더 자도록 권유받았다.
이곳에서는 16일에도 300명 넘는 사람들이 들어와 밤을 보냈다. 15일 오후부터 정전이되면서 전등도 물도 없는 암흑 속에서 8살 아들과 떨며 밤을 보낸 스테파니 앤더슨(29)은 "이 곳에 와서 아이와 함께 따뜻한 침대에서 몸을 녹인 것에 정말 감사한다. 아니면 우리는 아직도 집에서 추위에 떨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를 달래느라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맥인데일은 필요하다면 전력 복구가 끝날 때까지 당분간 더 매장을 대피소로 제공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보다 더 힘든 싸움도 견디어냈다. 이번에도 잘 극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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