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美서 환수한 '호렵도 팔폭병풍' 오늘 공개

남정현 2021. 2. 18. 09: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호렵도는 '오랑캐(胡)가 사냥하는(獵) 그림'이라는 뜻으로, 청나라(1616~1912)의 황제가 사냥을 즐기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지난해 9월 미국 경매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여온 '호렵도 팔폭병풍(胡獵圖 八幅屛風)'을 18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한다고 17일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단 바탕 길이 392cm·높이 154.7cm 크기
"궁중화풍 간직..희소성 있는 귀한 유물"
[서울=뉴시스]호렵도 팔폭병풍(사진=문화재청 제공)2021.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호렵도는 '오랑캐(胡)가 사냥하는(獵) 그림'이라는 뜻으로, 청나라(1616~1912)의 황제가 사냥을 즐기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중국의 명·청 교체 후 정묘호란(1627)과 병자호란(1636)을 연이어 겪은 후 조선에는 청을 배척하는 의식이 지배적이었으나, 18세기 후반 청의 문물이 대거 유입되며 청의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조선의 복합적인 시대적 배경 아래 무비(군사에 관련된 장비)를 강조한 정조(1752~1800)의 군사정책과 맞물려 호렵도가 제작되기 시작했다.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지난해 9월 미국 경매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여온 '호렵도 팔폭병풍(胡獵圖 八幅屛風)'을 18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돌아온 호렵도는 비단 바탕의 8폭으로 이루어진 연결병풍으로, 전체 길이가 392.0㎝, 높이가 154.7㎝이다. 산수의 표현과 화면 구성이 탁월하며 인물과 동물의 묘사가 생동감 있고 매우 정교해 호렵도 중에서도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서울=뉴시스]호렵도 팔폭병풍(사진=문화재청 제공)2021.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경매에 출품된 것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해외 경매 시장을 모니터링하다 찾아냈다. 전문가들이 검증해 유물의 역사적 의의와 문화적 가치를 판단했고, 작품 수준이 높다는 판단 하에 매입하게 됐다.

문화재전문가 정병모 경주대 교수는 "지금까지 알려진 호렵도 중 예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은 작품"이라며 "김홍도 화풍의 조선시대 산수 표현에(의해)이국적인 그림 주제와 인물을 묘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북학 정책 속에서 자존의식을 지키고자 한 정조 대 외래문화의 수용태도와 상통한다. 정조 때 북학과 국방의 정치를 상징적으로 엿볼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도 그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구성은 ▲폭포를 시작으로 스산한 가을 분위기의 산수가 숙달된 화원 화가의 필치로 묘사돼 있는 제1~2폭 ▲화려한 가마를 타고 길을 나서는 황실 여인들이 묘사된 제3폭 ▲푸른 바탕에 흰 용이 새겨진 복식 차림의 청 황제와 다양한 자세의 기마인물들이 등장하는 제5폭 ▲호랑이와 사슴을 향해 활을 겨누거나 창과 무기를 휘두르며 달려드는 사냥꾼들이 역동적으로 묘사된 제7~8폭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서울=뉴시스]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민화풍의 호렵도(사진=문화재청 제공)2021.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호렵도를 처음 그린 화가는 조선의 대표적인 화가 중 하나인 김홍도(1745~1806?)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홍도의 작품은 '임원경제지'에 기록으로만 남아있으며,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대부분의 호렵도 병풍은 민화풍으로 그려진 것이다.

이에 반해 이번에 돌아온 호렵도는 웅장한 산수 표현과 정교한 인물표현 등에서 수준 높은 궁중 화풍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조선 시대 호렵도의 시작을 엿볼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호렵도는 그동안 민화를 중심으로 했던 호렵도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고, 전시·교육 등 폭넓은 활용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현재 전해지는 호렵도 대부분은 민화풍인데 반해, 이 호렵도 팔폭병풍은 궁중화풍을 간직해 희소성이 있는 귀한 유물"이라며 "궁중에서 전해지던 호렵도는 민간으로 전해지며 점차 길상의 뜻을 담아 그려졌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호렵도 팔폭병풍 중 7폭(사진=문화재청 제공)2021.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