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던 버스에서 '턱스크' 난동 50대..합의했어도 실형

특가법상 운전자폭행 혐의..징역 1년6개월
턱스크한채 기사 폭행.."너가 왜 쓰라마라냐"
"교통사고 유발할 수 있고 승객도 상해 입어"
실형 선고되자 "합의 반영된거냐" 따지기도

[서울=뉴시스] (그래픽=뉴시스DB)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권지원 수습기자 = '마스크를 잘 써달라'고 요청한 버스기사를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턱스크'(턱에 마스크를 걸치는 행위) 남성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상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폭행등) 등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에게 지난 16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운행 중인 버스 기사에게 상해를 입혔다. 운전자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었고, 버스 승객에게도 상해를 입혀 운행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버스기사, 승객 B씨와 합의를 해서 처벌을 원하지 않고, (또다른 승객) C씨의 상해가 중하지 않아 보인다"며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한 사유를 전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버스기사에게 욕설을 한 모욕 혐의는 공소기각 처분했다. 모욕죄는 친고죄(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범죄)인데, 버스기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반면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은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다.

A씨는 지난해 8월25일 오후 10시20분께 서울 송파구를 지나던 한 버스 안에서 기사와 승객을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기사는 지난해 12월17일 결심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해당 기사는 "운행 중에 A씨로부터 맞아서 운행을 멈추었느냐"는 취지의 검사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사건 상황에 대한 당시 버스 승객의 법정 증언 등을 종합하면, 버스는 정류장에서 승객을 내려준 뒤 다른 버스들이 정류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정류장 내 정지선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특가법상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 등의 가중처벌'이 규정하는 '운행 중'에 해당한다고 풀이되는 대목이다.

결심공판에서 버스 폐쇄회로(CC)TV 영상도 재생됐다. 이 영상에는 A씨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버스에 탑승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후 A씨는 자리에 착석한 후 턱스크 상태로 큰 소리로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기사는 A씨에게 '마스크를 써달라'는 취지로 2회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이후 운전석에 찾아와 기사를 향해 "너가 왜 마스크를 쓰라 마라 말하느냐. 버스나 제대로 몰아라"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A씨는 기사의 마스크를 벗겨 코와 입을 잡고 흔든 혐의를 받는다. 기사는 사건 다음날 종합병원에 내원해 뇌진탕 등을 진단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 중 1명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A씨는 승객들을 향해 "네가 신고했느냐"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에는 A씨가 "누구야" 등 8차례 소리를 치는 모습도 담겼다.

A씨는 승객 2명을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A씨는 실형이 선고되자 재판부를 향해 "제가 기사와 합의한 부분도 반영이 됐느냐"며 "병원 의견서도 제출했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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