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균열 감지한 홍준표 "등산은 원래 하산길에 사고 나.. 文 그만 억지 부리고 하산 준비나 하라"

'文 복심' 윤건영 "보기 딱해서 한 말씀.. 야당 대선 후보의 품격 보고 싶다"

 
홍준표(사진) 무소속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레임덕’ 경고와 함께 “인제 그만 억지 부리고 하산 준비나 하라”고 조언(?)했다.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건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판사가 판사를 잡는 세상, 검사가 검사를 잡는 세상, 경찰이 경찰을 잡는 세상, 군인이 군인을 잡는 하이에나 세상이 되었다”며 “임기 말이 되니 권력 내부가 곳곳에서 무너지는 현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자기들끼리 꽁꽁 뭉쳐 국민을 괴롭히던 그들 내부가 스스로 무너지고 있으며, 이제 제어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원래 권력의 본질은 모래시계처럼 시간이 갈수록 윗부분은 텅 비게 되고 윗부분이 텅 빈 모래시계가 되면 권력은 진공상태가 되고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MB도 임기 말까지 레임덕 없다고 큰소리쳤지만 이상득 전 의원 비리사건 하나로 훅 가버린 대통령이 되었던 것을 기억하나”라며 “등산은 언제나 하산길에 사고가 난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단임제 대통령이 레임덕이 없을 수 있겠느냐”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인제 그만 억지 부리고 하산 준비나 하라”며 글을 맺었다.

 
그러자 ‘문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직 대통령에게 ‘하산 준비나 하라’니. 홍준표 의원님, 대선 후보 맞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같은 날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홍 의원을 향해 “일개 국회의원도 아니고, 제1야당의 대선 후보였고 또 지금도 대권을 꿈꾸고 계신 분이 임기가 아직 1년도 넘게 남은 대통령에게 하실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맞받았다.

윤 의원은  “홍준표 의원님이 언급하신 ‘비리사건 하나로 훅 가버린 대통령’은 지금 야당이 정부를 운영했던 시기 벌어진 일”이라며 “모든 국민이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저라면 지금 대통령에 대한 비아냥이 아니라, 힘을 보탤 테니 함께 코로나 국난을 극복하자고 하겠다”면서 “보기 딱해서 한 말씀 드린다. 야당 대선 후보의 품격을 보고 싶다. 그게 그렇게 힘든 일인가”라고 물으며 글을 마쳤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