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2000달러마저 돌파한 비트코인, 달러 대체 가능할까?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대표적인 암호화폐(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5만 달러를 돌파하자 비트코인이 결국은 달러를 대체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의 강세는 달러 약세가 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체할 것이란 기대는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다.
당초 비트코인은 금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금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기축통화인 달러를 대체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과 같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 비트코인 강세는 달러 약세 때문 : 영국의 대표적인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5일 최근의 비트코인 급등은 미국의 달러가 흔들리기 때문이며, 달러가 흔들리는 것은 미국의 패권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기본적으로 비트코인은 위험 헤지(회피) 수단이라고 정의했다. 기존에 위험을 헤지하는 대표적인 수단은 금이며, 금 이외에는 가장 안전한 통화인 달러였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이 이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FT 부편집장 라나 포루하는 자신의 칼럼에서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다극화하며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결과로 비트코인이 뜨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인기가 미국의 장기간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투기적 수요에 의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과 달러의 역할이 덜 중요해진다는 새로운 세계 질서의 초기 신호로 해석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며 현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배경을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에 대한 신뢰는 약화됐다. 달러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 덩달아 흔들렸다. 지난달 6일 미국 의사당 난입 사건은 이런 상황을 보여준 극적인 사례다. 금융업체인 페더럴파이낸셜의 분석가인 캐런 페트로우미는 최근 보고서에서 '달러가 의사당 난입 사건의 피해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간 전례 없는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해왔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부양책도 더해졌다. 미국의 빚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국채를 더 발행해 빚을 더욱 늘린다면 달러 가치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형성되면서 최근 비트코인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 테슬라 달러 약세 만회하기 위해 비트코인 매집 :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집하는 등 미국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는 것 역시 달러 약세를 헤지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테슬라는 15억 달러(1조6620억원)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테슬라가 암호화폐의 미래를 믿어서가 아니라 가치가 떨어지는 달러 대신 앞으로 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비트코인을 산 것이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기존의 금융사들도 잇따라 비트코인 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에 따라 당분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랠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공식 채택하는 순간, 암호화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중국은 디지털 화폐 실험을 하고 있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는 기존의 화폐와 마찬가지로 국가가 가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민간이 제도권 밖에서 발행한 암호화폐와는 차원이 다르다.
중국은 디지털 형식의 위안화도 법정 화폐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민은행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뒤 디지털 위안을 실험하고 있다.
◇ 중국 연내 디지털 위안 도입할 전망 : 인민은행은 지난 9일 춘제(음력 설)를 맞아 150만 달러(약 17억원)의 암호화폐를 발행, 베이징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이는 벌써 세 번째다. 앞서 인민은행은 선전과 쑤저우시 등에서 시범적으로 암호화폐를 발행해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중국은 연내에 공식적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출범할 전망이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출범시키면 미국도 따라올 것이다. 미국은 '디지털 위안'이 세계의 표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달러’ 출범을 서두를 것이다. 미국이 서두르면 유럽연합(EU)도 추종하게 돼 있다.
혹자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한다 해도 국제적으로는 통용이 안 될 것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비트코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전세계에 통하는 디지털 화폐는 사실 필요도 없다. 현재의 환율제도를 그대로 적용하면 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면 각국의 디지털 화폐는 디지털 달러를 기준으로 환율을 정해 거래하면 그만이다.
결국 세계는 미국 중심의 '디지털 달러' 권역, 중국 중심의 '디지털 위안' 권역, EU 중심의 '디지털 유로' 권역으로 삼분될 전망이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존립의 기반이 사라지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미국의 경제권에도 들지 못하고, 중국의 경제권에도, 심지어 유로 경제권에도 들지 못하는 북한 등 제3세계 국가가 음성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에나 쓰일 전망이다.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신해 기축 통화가 될 것이라고? 소도 웃을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평가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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