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0명"이라더니..북한은 왜 '화이자 해킹' 시도했나

김지영 기자 2021. 2. 18.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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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코로나19 국내외 제약회사에 해킹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 '또' 제약회사 해킹한국도 최소 3~4곳 시도━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위 업무보고를 전하며 "북한이 화이자를 해킹해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의 원천기술을 탈취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11월27일 국정원은 북한의 코로나19 백신 해킹 시도 정황을 보고했고, 외신들도 북한이 한국·미국·영국 등의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해킹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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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비상방역진지를 더욱 철통같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싣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완벽성을 철저히 보장하자고 촉구했다. 사진은 평양국제축구학교에서 방역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북한이 코로나19 국내외 제약회사에 해킹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간 북한은 대외적으로 '확진자 0명, 코로나 청정국'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 등으로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도입이 불안한 북한의 속내가 드러난 정황이다.
북한, '또' 제약회사 해킹…한국도 최소 3~4곳 시도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위 업무보고를 전하며 "북한이 화이자를 해킹해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의 원천기술을 탈취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국정원은 17일 "사이버 위협 실태와 관련해 국내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원천기술 탈취를 위한 (북한의) 공격 시도가 있었다는 일반 사례를 보고했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화이자는 물론 국내외 어떤 기업도 특정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을 공격해 얼마만큼의 정보를 빼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탈취를 시도했다는 것은 사실이란 설명이다.

북한의 비슷한 노력은 여러 번이었다. 지난해 11월27일 국정원은 북한의 코로나19 백신 해킹 시도 정황을 보고했고, 외신들도 북한이 한국·미국·영국 등의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해킹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로이터 통신'은 한국 제약사 중 최소 3~4곳이 해킹 시도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강조하며 각지에서의 방역 모습을 전했다. 사진은 포항피복공장의 모습. /사진=뉴스1
"확진자 0명이라더니"…'심상찮은' 북한 코로나19 상황
북한은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 이 같은 주장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지난 16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북한이 이달 4일 기준 내부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작년 말 기준 총 1만325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고 밝힌 게 북한의 마지막 검사 관련 보고였고, '작년 12월 3일 북한 내 3만3223명이 격리 후 해제됐다'는 보고 후 격리 규모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선임국장은 인터뷰에서 "북한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만에 하나 북한 주장대로 확진자가 0명이라 가정해도, 전세계 판데믹 상황에서 백신 부족 우려는 상당해 보인다.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 지원을 통해 약 99만 명분 백신 공급을 약속받았지만, 이는 북한 주민의 4% 가량만 접종할 수 있는 양이라 집단면역을 이루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코로나19도 '자력갱생'?…백신과 치료제 자체 개발 움직임도
북한의 잦은 해킹 시도는 백신과 치료제 자체 개발에 나선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이는 북한의 '자력갱생' 기조와도 맞아떨어진다. 외부의 지원을 마냥 기다리기보단 내부 방역 역량을 갖추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1 인터뷰에서 "독자적인 방역능력을 갖추기 위한 차원"이라며 "방역에 있어 자주성과 독자성을 확보하는 것이 대외적 정세 불확실에 대응할 방안으로 판단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또 "내부적으로 자체 방역역량과 방역 안정성을 찾기 위해 백신 자체 개발을 시도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해킹) 시도가 더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백신·치료제 관련 기술을 탈취한다 해도 정작 이를 실현할 능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에 북한이 자체 개발을 염두에 뒀다기보단 관리와 보관 등이 쉽다거나, 북한 내부 상황에 잘 맞는 제품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킹을 시도했을 것이란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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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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