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소진" vs "책임전가"..임단협 재개 르노삼성, 해법 찾을까

이균진 기자 2021. 2. 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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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방법 찾을 수도"..XM3 수출 물량 유럽 이전 가능성도
노조 측 "회사가 어려워진 것은 경영진이 물량 확보 못했기 때문"
© News1 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임금 및 단체협약을 마무리하지 못한 르노삼성자동차가 18일 6차 본교섭을 재개한다. 희망퇴직을 두고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는 노사가 해법을 찾을지 주목된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합해 총 11만6166대를 판매했다. 2019년 17만7450대보다 6만1284대 낮은 수치다. 2017년(27만6808대)과 2018년(22만7577대) 판매량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3월 닛산 로그 수탁생산 종료된 상황에서 지난해 판매를 시작한 XM3(내수 3만4091대·수출 909대)가 없었다면 최악의 판매 부진을 겪을 수도 있었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부산공장은 품질(Q), 비용(C), 시간(T), 생산성(P)을 주요 항목으로 르노그룹 내 전 세계 총 19개 공장의 생산 경쟁력 평가에서 지난해 10위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공장의 공장제조원가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캡처와 비교하면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로 경영진은 수익성 개선과 서바이벌 플랜 등은 불가피하다며 노조 압박에 나섰다.

르노그룹 제조 및 공급 총괄 임원인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지난 9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품질, 생산비용, 납기 등 세 가지를 일정 기준에 맞춰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해 전념해야 한다. 부산공장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Δ국내시장에서의 르노삼성자동차 제품의 가치 제고 ΔXM3 유럽 수출 모델의 최고 경쟁력 확보 Δ구조조정을 강조했다.

그는 "목표했던 판매 대수를 달성하지 못하고 생산량도 급격히 감소했음에도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 지출액은 변동이 없다. 2020년 단 한 해 동안에만 회사가 보유한 2000억원 가량의 현금이 소진됐다"며 "지난 한 달 동안만 1000억원 가량 더 줄어들며 과감한 비용절감에 대한 절박함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의 경고는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로 XM3 수출물량을 유럽시장으로 이전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공장제조원가가 높고, 수출을 위한 운송비까지 추가되면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XM3 수출물량이 유럽 공장으로 이전하면 QM6 수출물량으로는 한계가 있다. 르노삼성으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향후 신차 출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 뉴스1

노조는 경영진의 메시지가 희망퇴직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본다. 지난 8년 동안 단 한번의 적자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경영진의 경영 실패를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지난 16일 복수노조인 3노조(새미래)와 사원대표위원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최대한 교섭을 통해 임단협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 회사의 행동에 따라 공동 대응하기로 원론적으로 협의했다. 실질적인 공동대응이나 공동행동은 노조간 입장이 달라 향후 임시총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입단협에서도 노조의 Δ고용안정 Δ기본급 인상 Δ노동 강도 완화 등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 강도는 시간당 생산대수(UPH)가 45대로 동종사와 비교할 때 노동 강도가 높다는 주장이다. 임금의 경우에도 현대자동차가 매출액 대비 인건비가 약 14%이지만 르노삼성의 경우 절반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노동강도는 높고 임금은 낮은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으로 사측이 지적하는 고정비 부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노조 측 관계자는 "단 한번의 적자를 빌미로 회사가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것은 (직원들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부속품으로밖에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회사가 어려워진 이유는 결국 (경영진이)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을 갖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이 물량을 갖고 올 수는 없지 않나. 경영진이 책임질 문제지 조합원이 책임질 문제는 아니다"며 "미래를 위해 희생하고 양보했던 조합원들의 노고를 다 무시하고 경영진의 책임을 노조나 조합원에게 전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asd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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