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학대' '갓난아기 폭행'.. 모두 살인죄 적용

오상도 2021. 2. 18. 06: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초등학생 조카를 '물고문'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와 생후 2주 된 갓난아이의 얼굴 등을 때려 사망케 한 친부모에게 경찰이 각각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북경찰청도 이날 생후 2주 된 갓난아이가 자주 울고 분유를 토한다는 이유로 얼굴 등을 때려 숨지게 한 20대 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학대치사보다 양형기준 2배 높아
정인이 어린이집 원장 재판 증언
"입소 이후 멍·상처 계속 발견돼
아프리카 기아처럼 야윈 모습
사망 전날엔 모든 걸 포기한 듯"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가 17일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생 조카를 ‘물고문’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와 생후 2주 된 갓난아이의 얼굴 등을 때려 사망케 한 친부모에게 경찰이 각각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살인죄와 아동학대치사죄의 경우 법정형량은 큰 차이가 없지만 양형 기준으로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17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차례 폭행과 욕조 물에 머리를 집어넣는 학대행위로 조카 A(10)양을 숨지게 한 이모 B씨 부부에게 미필적 고의에 따른 살인죄를 적용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폭행으로 생긴 피하출혈이 쇼크를 불러왔다’는 1차 부검의 소견을 근거로 고의성을 판단했다. 숨진 A양의 주검에서는 폭행으로 생긴 멍 자국과 몸이 묶였던 흔적 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모 B씨는 남편과 함께 지난 8일 오전 경기 용인시 고림동 자택의 화장실에서 A양이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마구 때리고 물고문을 연상시키는 학대를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전북경찰청도 이날 생후 2주 된 갓난아이가 자주 울고 분유를 토한다는 이유로 얼굴 등을 때려 숨지게 한 20대 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부부는 지난 9일 오후 11시57분쯤 자신들이 거주하던 익산시 한 오피스텔에서 생후 14일 된 아들의 머리와 얼굴 부위를 손바닥으로 각각 3∼4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의 아빠는 지난해 갓 돌이 지난 첫째 딸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에 계류 중이다.

한편 양부모의 학대를 받다 숨진 ‘16개월 아동학대 사건(정인이 사건)’ 재판이 본격화한 이날 정인이가 입양 초기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받아왔고, 사망 전날 상황이 심각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인이 양부모 엄벌하라” 입양한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부모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린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법정 최고형 선고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는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과 담임교사, 홀트아동복지회 소속 사회복지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는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처음 온 지난해 3월에는 ‘포동포동하고 잘 웃는 아이’였다고 전했다. 어린이집 원장은 “하지만 입학 이후 정인이의 얼굴과 팔 등에서 멍이나 긁힌 상처 등이 계속 발견됐다”며 “허벅지와 배에 크게 멍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재판 출석한 정인이 양부 입양한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부모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린 17일 양부 안모씨가 시민의 항의 속에 서울남부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정인이는 지난해 7월 말부터 두 달간 어린이집에 나오지 못했다. 어린이집 원장은 두 달 후 돌아온 정인이에 대해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며 “아프리카 기아처럼 야위어 있었고 제대로 설 수 없을 정도로 다리도 심하게 떨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정인이가 사망 전날 “눈만 뜨고 숨만 쉬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어린이집 원장은 “그날 정인이는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며 “좋아하는 과자나 장난감을 줘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정인이의 몸은 말랐는데 유독 배만 볼록 나와 있었고, 머리에는 빨간 멍이 든 상처가 있었다”며 “이유식을 줘도 전혀 먹지 못하고 전부 뱉어냈다”고 진술했다.

사회복지사 역시 정인이 양모 장모(35)씨가 입양기관의 권고를 무시하고 아이를 방치했다고 했다. 이날 증인들은 정인이가 학대당한 정황을 전할 때마다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전주=오상도·김동욱 기자, 유지혜 기자 sdo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