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적 선방한 타이어업계, 올해는 美 관세·소송 등이 변수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받았던 국내 타이어 3사가 하반기부터 회복해 작년에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타이어 업계는 올해 미국 반덤핑 관세의 영향과 각사의 내부 리스크를 최소화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073240)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5% 감소한 364억3205만원, 매출액은 8.4% 감소한 2조1706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 2분기에 적자를 기록하며 창사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나왔으나, 3분기 439억원의 흑자를 거두고 4분기에도 46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6조4540억원, 영업이익 62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액은 전년 보다 6.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5.5% 증가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매출액 목표치를 작년 보다 8.5% 높은 7조1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넥센타이어(002350)는 작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금융정보전문기업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7003억원, 영업이익은 413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92%, 영업이익은 80.09% 줄어든 수치다. 넥센타이어 측은 "상반기에 완성차업체의 생산중단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하반기에 실적이 개선돼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타이어 3사는 하반기부터 국내 및 해외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가고 글로벌 차 생산이 예상보다 크게 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업계의 생산량은 지난 1~5월에 전년 동기 대비 24.3%P(포인트)까지 떨어졌으나 하반기부터 회복해 ▲1~7월 -21.4%P ▲1~9월 -16.2%P ▲1~11월 -12.3%P ▲1~12월 -11.6%P를 기록했다.
이는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대중교통 대신 자차 이용이 늘어나면서 교체용 타이어(RE)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효과다. 특히 업체들은 중국 지역의 경우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차량 판매가 증가해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용 타이어 판매가 모두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마진이 높은 18인치 이상 타이어 판매 비중도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타이어 업계는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계획이지만, 각 사의 내부 리스크나 반덤핑 이슈 등 변수가 남아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31일 한국을 포함한 4개국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내렸다. 한국타이어는 38.07%, 금호타이어는 27.81%, 넥센타이어는 14.24% 수준이다.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 최종 판정은 오는 5월 13일 내려진다.
업계에서는 연간 생산 타이어의 20% 가까이를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판매하는 넥센타이어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측한다. 관세율은 한국과 금호타이어가 더 높지만, 두 회사는 미국 현지에 공장이 있어 수출하던 물량 일부를 현지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다. 최근 한국타이어는 2023년 하반기 또는 2024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공장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는 증설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한국타이어는 경영권 분쟁과 중소기업 한국테크놀로지와의 상호명 분쟁이 남아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조양래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과 관련,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성년후견 개시 심판청구를 접수하고 가사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타이어의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중소기업 한국테크놀로지(053590)와의 상호명 분쟁에서 1차 패소해 사명을 한국앤컴퍼니로 바꿨으나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노동조합이 파업을 유보한지 4년 만에 쟁의행위를 가결시켰으나, 가까스로 '2020년 임금·단체협상 잠정 합의안'을 최종 타결했다.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인 대법원 선고 결과에 따르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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