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 입양아 보호책임 소홀"..경찰, 아동보호기관 고발인 18일 조사

아동학대방지협회 고발장서 "관련자 엄벌" 주장

정인양을 입양한 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 안모씨가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등 2차 공판기일을 마치고 법원 청사를 나서자 시민들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 2021.2.17/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과 관련,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강서아보전) 관장 등 7명을 고발한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를 서울강서경찰서가 18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협회는 앞서 3일 강서아보전 관장과 팀장, 상담원 등 7명을 유기치사 및 업무상과실치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협회는 고발장을 통해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두 차례나 받고도 입양 부모를 대면 상담한 것은 한 차례 17분뿐이었다"며 "특히 2차 학대 의심 신고 후 정인이가 다니던 어린이집과 열한차례 통화하며 아이가 등원하지 않은 것을 인지했으나 직접조사를 하지 않아 정인양이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주장했다.

공 대표는 "정인양을 살릴 기회를 저버린 건 아동학대 신고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책임을 유기한 강서아보전이었다"라며 "관장과 담당자들을 엄중 수사해 엄벌에 처해야 아보전 종사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관장을 제외한 성명불상의 나머지 피고발인들의 신원을 이미 파악한 상태다. 고발인의 진술을 우선 들어본 후 피고발인에 대한 조사 일정도 잡을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고발인 조사는 고발인 진술을 듣고난 뒤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해 5월, 6월, 9월 세차례에 걸쳐 학대의심 신고를 접수했지만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내사 종결하거나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입양기관과 아보전은 학대 정황을 파악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했다.

정인이가 지난해 2월 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세 차례(지난해 5월 25일, 6월 26일, 9월 23일)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과 강서아보전은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서아보전은 지난해 7월17일부터 9월18일까지 두달간 정인양이 다니던 어린이집과 열한 차례 통화하며 정인이가 등원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양부와 딱 한 번 4분 통화한 것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