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0조' 추경에 국채발행 불가피..전국민 지급 땐 빚 '1000조'

위용성 2021. 2. 18. 0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차 재난지원금보다 지원 대상·규모 확대
'고용쇼크' 일자리대책, 백신 예산도 포함
본예산 전용해도 적자국채 의존은 불가피
전 국민 지원금 추진시 나랏빚 1000조 육박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당정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체 규모가 10조~20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추경에 4차 재난지원금 외에 최근 나타나고 있는 고용한파에 대응하기 위한 일자리 대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산 등이 함께 포함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 등은 4차 재난지원금의 지급 대상 등 추경의 세부내용에 대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기재부는 12조원 수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20조원 이상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다소 간극이 벌어져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지급 대상을 지난 3차 재난지원금보다 두텁게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 연매출 4조원 이상에서 10조원 이하 소상공인까지 재난지원금을 확대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3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집합금지·영업제한 업종 외 일반업종이라면 4조원 이하 소상공인들만 받을 수 있었다.

지원 단가도 상향된다. 3차의 경우 소상공인 가운데 업종별 100만~300만원씩,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에는 최대 100만원이 지급됐다. 이에 대해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실질적으로 지금 받는 피해에 비해서는 위로금 정도 수준"이라며 지급액 상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민주당은 노점상, 배달노동자 등 '사각지대' 계층까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재원이다. 전 국민 지급이 이뤄졌던 1차 재난지원금(총액 14조2000억원)보다 더 큰 규모를 마련해야 하는 만큼 조달이 쉽지 않다. 재원 조달 방편으로는 본예산에 배정돼 있던 지출 계획을 구조조정하거나 각종 기금의 여유 자금을 가져다 쓰는 것 등이 있지만, 규모가 규모인 만큼 결국 상당부분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메꾸는 것이 불가피하다.

앞선 14조2000억원 규모의 1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부담분을 빼고 국가재정은 12조2000억원이 투입됐다. 여기서 국채 발행은 3조4000억원이 이뤄졌고 나머지 8조8000억원의 대부분은 본예산에서 국방사업이나 공무원 연가보상비 삭감 등 다른 세출 사업들을 구조조정하는 방식으로 충당했다.

2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지난해 4차 추경의 경우 총액 7조8000억원 중 대부분인 7조5000억원이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됐다.

3차 재난지원금은 당시 편성 시기가 겹쳤던 올해 본예산을 통해 일부를 조달하고도 '국가 비상금'에 해당하는 예비비를 가져다 썼다. 당시 방역대책비 등을 더한 총액 9조3000억원 가운데 목적예비비 4조8000억원이 전용됐다. 여기에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5000억원을 충당했다.

이번 4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다시 한 번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은 예비비도 2조원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연초부터 작년과 같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재정건전성 악화 속도에 대한 논쟁은 한 층 더 격화될 전망이다. 여당은 위기 상황에서 해외 선진국 대비 여력이 있는 재정 투입을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과도하게 가파르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선진국에 비해 국가채무의 절대 규모는 낮지만 증가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당장 내년에 50%가 넘고 2~3년 뒤에는 60%에 육박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오는 연말께 국가채무 총량은 956조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7.3%를 기록하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이번 추경을 위한 적자 국채 발행규모를 10조라고 가정한다면 국가채무는 966조원, 국가채무비율은 47.8%까지 오르는 셈이다.

올해 안에 추경을 또 편성한다면 국가채무가 1000조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방역 상황 안정을 전제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여당의 계획을 다수 전문가들이 꼬집는 이유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추경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난다면 10조원 수준의 적자 국채 발행은 감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치권에서 향후 5차 보편 재난지원금 등 추가 지출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채 발행은 최소화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여력을 남겨둬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up@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