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까지 vs 국내만"..현대차-LG, 2조 전기차 배터리 리콜로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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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른 화재 사고로 도마에 오른 전기차 배터리 교체 규모 등을 놓고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이달 23일로 예정된 '아이오닉5' 글로벌 출시 이전에 화재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대규모 리콜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코나EV 등에 대한 전세계 리콜이 진행되면, 동일한 배터리를 장착한 GM의 '볼트EV'(6만9,000여대), 오펠의 '암페라-E'(550여대) 등에 대한 배터리 교체도 배제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양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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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코나EV 국내 물량에 대해서만 리콜 요구
최근 잇따른 화재 사고로 도마에 오른 전기차 배터리 교체 규모 등을 놓고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에선 화재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리콜 지역을 국내와 해외까지 확대하자는 입장이지만 LG에너지솔루션에선 국내로 한정시키자며 대치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양 사의 리콜 문제는 법정 공방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코나EV, 아이오닉 일렉트릭(아이오닉EV), 일렉시티 전기버스 등의 배터리 교체에 대한 리콜 계획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적정 검사에 이어 이르면 이달 내 리콜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리콜 대상이었던 2017년 9월 29일부터 2020년 3월 13일까지 생산된 코나EV 7만7,000여대를 포함, 동일한 배터리가 장착된 아이오닉EV 1만여대, 일렉시티 400여대 등 총 8만8,000여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국내에서 판매된 물량은 약 3만여대로, 해외는 5만8,000여대로 추산된다. 대당 약 2,000만원의 배터리 교체 비용을 감안하면 국내와 해외의 리콜 비용은 총 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의 리콜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국내 리콜 대상이었던 코나EV 2만5,564대의 배터리만 먼저 교체하고 해외 물량에 대한 리콜은 추후 재논의 하자는 게 LG에너지솔루션측의 주장이다. 천문학적인 리콜 비용에 대한 부담과 교체할 배터리 셀 생산이 여의치 않아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를 포함해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 기존 수주물량에 대한 배터리 생산도 버거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의 생각은 다르다. 동일한 차량에 대한 리콜을 놓고 국내와 해외에서 차별할 순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0월 실시했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리콜도 국내와 북미,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동시에 실시했던 것도 동일한 이유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같은 시기, 동일한 공정으로 생산된 차량의 경우 판매된 국가를 막론하고 동등한 리콜을 제공해야 한다”며 “국내에서만 리콜을 실시할 경우 해외 국가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통상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사는 리콜 비용 분담에 대한 온도 차이도 보이고 있다. 코나EV 화재 원인과도 연결돼 있는 문제인 만큼, 양 사는 한치의 양보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콜 비용 분담 비율은 화재 원인에 대한 과실 비율을 따져서 정해야 한다.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과 현대차는 합동조사 결과 화재 원인에 대해 ‘배터리 셀 제조 공정에서 절연처리를 포함한 복합적인 품질 불량’으로 가닥을 잡았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재현 실험에서 100% 확인되지 않은 만큼,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을 인정할 수 없다”며 맞선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배터리 교체 리콜 이후 양사간 의견 마찰이 법정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는 화재 사태 조기 진압을 위해 자체 비용으로 배터리 전량 교체를 실시하고, 추후 LG에너지솔루션에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이달 23일로 예정된 ‘아이오닉5’ 글로벌 출시 이전에 화재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대규모 리콜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코나EV 등에 대한 전세계 리콜이 진행되면, 동일한 배터리를 장착한 GM의 ‘볼트EV’(6만9,000여대), 오펠의 ‘암페라-E’(550여대) 등에 대한 배터리 교체도 배제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양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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