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서 가장 오래된 동물 DNA 해독
과학자들이 100만 년도 더 된 매머드 화석에서 유전물질인 DNA를 추출하고 해독까지 성공했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의 DNA를 찾아낸 것이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화석 DNA는 2013년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진이 78만~56만 년 전 말에서 발견했다.
스웨덴 고유전학연구소의 러브 달렌 박사 연구진은 1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시베리아에서 발굴한 매머드 화석에서 100만 년도 더 지난 DNA를 찾아내 해독했다”고 밝혔다. DNA 해독 결과는 매머드의 종(種) 분화와 추위에 적응한 진화 과정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발굴한 매머드의 엄니 화석에서 DNA를 추출했다. 세포핵이나 미토콘트리아에 있는 DNA는 시간에 따라 일정하게 돌연변이가 생긴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연대를 추산했다. 그중 발굴지의 이름을 따 크레스토브카 매머드로 불린 한 화석의 DNA는 연대가 무려 165만 년 전으로 나왔다. 아디차 매머드와 추코츠야 매머드는 DNA 연대가 각각 134만 년, 68만 년 전으로 나왔다.
달렌 박사 연구진은 DNA 연대를 근거로 플레이스토세(약 258만 년 전부터 1만 년 전까지의 지질시대) 초기에 시베리아 동쪽에서 매머드가 두 갈래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아디차와 추코츠야 매머드는 이후 아시아의 털매머드로 이어졌고, 크레스토브카 매머드는 나중에 북미 대륙에 살았던 컬럼비아 매머드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100만 년 전에 시베리아에서 스텝 매머드 한 종만 있었다고 생각했다.
이번 연구는 마지막 빙하기에 북미 대륙에 살았던 컬럼비아 매머드가 크레스토브카와 다른 털매머드의 교잡종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양쪽에서 절반씩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이다. 연구진은 “북미 대륙에서 빙하기의 아이콘 중 하나인 매머드가 42만 년 전쯤 두 종의 교잡을 통해 진화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털매머드가 시베리아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긴 털과 지방층, 열 조절 능력 등을 진화시켰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번 DNA 분석 결과 추위에 견딜 수 있는 특징은 100만 년 전의 매머드부터 진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머드가 기후변화에 적응한 과정이 생각보다 천천히 점진적으로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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