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2세 정몽익·롯데家 최은정, 1100억원대 두번째 이혼 소송

鄭, 8년전 첫 이혼소송 대법 패소
6년전 사실혼 여성과 결혼식만
아내 "재산 분할하라" 맞소송 내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익(59) KCC글라스 회장이 아내를 상대로 두 번째 이혼 소송을 1년여간 진행 중이고, 아내 최은정씨도 최근 이혼 맞소송을 내고 1100억원의 재산 분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17일 뒤늦게 알려졌다. 정 회장은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이고, 아내 최씨는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외조카다.

법조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019년 9월 최씨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에 최씨는 지난달 정 회장이 요구하는 이혼을 받아들이는 대신 1100억원의 재산을 분할해 달라는 맞소송을 냈다고 한다. 그동안 이혼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온 아내 최씨가 이혼을 받아들이며 본격적인 이혼 ‘재산 분쟁’에 나선 것이다.

두 사람 모두 ‘혼인 파탄’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시 재산은 원칙적으로 해당 재산을 마련하는 데 부부 각자가 기여한 ‘기여도’를 기준으로 분할이 된다. 그러나 이혼의 책임 정도 역시 재산 분할 시 부수적 요인으로 감안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정 회장이 최씨에게 이혼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13년에도 정 회장은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6년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당시 대법원은 두 사람의 혼인 관계가 파탄난 것은 맞지만 그 원인이 사실상 중혼(重婚) 관계를 이어온 정 회장에게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혼 책임이 있는 유책(有責)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른바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정 회장과 최씨는 지난 1990년 혼인해 슬하에 1남 2녀가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은 2015년 사실혼 관계에 있던 다른 여성 A씨와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정 회장은 2019년 9월 대법원 패소 3년 만에 다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아내 최씨와의 혼인 관계 유지로 사실혼 관계인 A씨 등 주변 사람에게 여러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를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소송의 경우 가정법원이 현재 기준으로 혼인 관계를 다시 살피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났더라도 다시 제기할 수 있다. KCC 관계자는 이혼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