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때려 숨 멈추자… ‘멍 없애는 법’ 검색한 20대 부모
태어난 지 2주 된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전북 익산 20대 부부가 휴대전화로 학대 증거를 없애는 방법을 검색하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경찰청은 지난 9일 밤 익산시 한 오피스텔에서 생후 2주 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A(24)씨와 B(22·여)씨 부부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멍 빨리 없애는 법’ ‘아동 학대’ 등을 검색한 기록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하기 9시간 전이었다. 경찰은 이들이 최근 경기도 용인에서 발생한 이모 부부의 ‘조카 물고문 사건’을 검색한 기록도 확인했다.
A씨 부부는 지난달 27일 익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아들을 낳았고, 지난 1일 퇴원해 오피스텔에서 생활했다. 경찰은 지난 7일까지 A씨가 4차례, B씨가 3차례 아들을 때린 사실을 확인했다.
당초 이들은 아이 사망 원인을 묻는 경찰에게 “침대에서 떨어져 다친 것 같다”고 진술했으나, 아이 몸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경찰이 추궁하자 “울고 분유를 토해서 때렸다”고 범죄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은 이미 호흡과 맥박이 없는 아이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척하며 출동한 구급대원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1차 소견상 아이 사망 원인은 외부 충격에 의한 뇌출혈”이라며 “신고 당시 아이가 이미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부부를 살인과 아동 학대 중상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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