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도·혈당 변화, 파스처럼 피부에 붙여 24시간 확인
혈당 패치는 팔뚝에 붙인 채로 스마트폰 통해 바로 볼 수 있어
파스처럼 몸에 붙여서 24시간 심전도를 체크하고, 혈당도 실시간으로 잰다. 약도 먹거나 주사 맞지 않고 붙여서 주입한다. 바야흐로 몸에 붙여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패치(patch) 의료’ 시대다.
의료기기를 몸에 붙이는 이유는 일상생활에서 질병 위험을 감지하고, 가끔 갑자기 발생하는 증상의 원인을 잡아내기 위함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정맥이다. 부정맥은 발생 당시 심전도를 봐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부정맥으로 가슴이 꿍꽝거리거나 실신했는데, 병원에 가서 심전도를 찍으면 정상인 경우가 많다. 부정맥이 지나간 것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부정맥 환자가 공황장애로 의심받는다. 심전도 기기를 허리 춤에 매고 다니는 홀터 검사가 있지만, 불편한 데다 부정맥을 찾아낼 확률이 50%가 안 된다.
부정맥 진단을 위해 나온 것이 몸에 붙이고 다니는 심전도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에이티패치’는 최장 11일 동안 가슴에 붙여서 심전도 검사를 할 수 있다. 별도의 충전이나 배터리 교체가 필요 없다. 일상생활 속 연속 심전도 검사 측정이 가능하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건강보험 대상으로 인정받았다.
요즘은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당뇨 발생 위험 그룹 사람들도 연속 혈당 측정기를 몸에 붙이고 다니는 사례가 늘었다. 보급형 기기는 2주 동안 팔뚝에 붙이고 다니며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혈당치를 볼 수 있다.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올랐다가 내려가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가 혈당을 분해하는 인슐린 분비를 교란시켜 당뇨병 관리에 가장 안 좋은데, 붙이는 혈당 측정기로 어떤 음식을 먹을 때 혈당 스파이크가 오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식이 관리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인슐린 주입 시스템도 결합되어 혈당 변화에 맞게 인슐린이 주입되는 장치도 나왔다.
치매 환자들은 제 시간에 약 먹는 것조차 잊을 수 있다. 이에 치매 약물을 패치에 담아 몸에 붙여서 치료하기도 한다. 약물이 담긴 마이크로 바늘 수십 개를 패치에 담아 붙이면, 피부를 통해 약물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하루에 한 번 등이나 배에 붙여주면 24시간 동안 일정 약물 농도가 지속적으로 들어간다. 한 번 먹는 약물보다 메스꺼움이 적다는 평가다. 현재 대표적인 치매 약제인 아리셉트와 엑셀론에 패치형 치료제가 나와 있다.
조현병 환자도 증상이 심할 경우 규칙적으로 약물을 복용하기가 힘들 수 있다. 미국에서 세쿠아도라는 붙이는 조현병 치료제가 개발돼 2019년부터 시판되고 있다. 이것도 하루 한 번 붙이는 식으로 국내에 조만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패치형 약물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증후군(ADHD)에도 개발되고 있고, 고령 남성에게 흔한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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