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행방 묘연 두바이 공주 "빌라 감금.. 난 아버지의 인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나는 (아버지의) 인질이다. 이 빌라는 감옥이다."
두바이 국왕이자 아랍에미리트(UAE) 부통령 겸 총리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의 딸 라티파 공주(36)는 영상에서 창백해진 얼굴로 숨죽이며 말했다.
무함마드 빈 라시드 국왕은 두바이를 화려한 국제도시로 성장시킨,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지도자 중 한 명인데 국왕의 족쇄에서 벗어나려 한 가족은 라티파 공주뿐만이 아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찰 7명 감시.. 얼마나 견딜지"
직접 촬영영상 BBC 입수해 공개
언니 샴사도 탈출하다 붙잡혀
두바이 국왕이자 아랍에미리트(UAE) 부통령 겸 총리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의 딸 라티파 공주(36)는 영상에서 창백해진 얼굴로 숨죽이며 말했다.
영국 BBC방송 탐사 프로그램 파노라마팀은 2018년 이후 행방이 묘연해진 라티파 공주가 직접 찍은 여러 영상을 16일 공개했다. 그동안 두바이 왕실은 “라티파는 가족의 보살핌을 받으며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고 했지만 이번 영상으로 공주가 아버지의 지시로 3년간 갇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라티파 공주는 매번 화장실 모퉁이에 앉아 영상을 찍었다. 그는 “빌라 내 화장실이 유일하게 문을 잠글 수 있는 곳”이라고 속삭였다. 이어 “빌라 밖에서는 경찰 5명, 안에서는 여경 2명이 감시하고 있다. 창문은 잠겼고 바깥 공기를 쐬러 나가지도 못한다”고 고백했다. 다른 영상에서 그는 “매일 나의 안전과 삶을 걱정한다. 언제까지 이 상황을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빈 라시드 국왕의 자녀 25명 중 한 명인 라티파 공주는 2018년 2월 “아버지가 내 자유를 억압한다. 차라리 햄버거 패티를 굽는 삶을 살겠다”며 미국으로 탈출을 시도했다. 그는 2018년 촬영한 영상에서 “2000년 이후로 이 나라를 떠난 적이 없다. 여권도 빼앗고 운전도 못 하게 한다. ‘오늘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아침에 눈을 뜬다는 게 무슨 느낌인지 모른다”고 했다. 자유를 꿈꾸며 핀란드인 친구 티나 야우히아이넨의 도움으로 아라비아해를 건너 미국으로 망명할 계획이었지만 탈출한 지 8일 만에 바다 한가운데서 UAE 특공대에 붙잡혔다.
이번 영상은 라티파 공주와 탈출을 모의했던 야우히아이넨이 BBC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우히아이넨은 2019년 초부터 공주와 비밀리에 연락을 주고받다가 지난해 말 연락이 두절되자 그의 안전을 우려해 영상 공개를 결정했다. 라티파 공주는 17세이던 2002년에도 국외로 탈출을 시도했다가 실패해 3년 4개월간 구금됐었다. 그는 3년 전 붙잡혔을 당시 상황도 이번 영상에서 설명했다. 그는 “특공대원이 내 팔에 주사기를 꽂았다. 투약된 약물에 정신을 잃었고 들것에 실려 두바이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빈 라시드 국왕은 두바이를 화려한 국제도시로 성장시킨,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지도자 중 한 명인데 국왕의 족쇄에서 벗어나려 한 가족은 라티파 공주뿐만이 아니다. 라티파 공주의 언니 샴사 공주도 2000년 가족과 함께 머물던 영국에서 탈출하려다 붙잡혔다. 이후로 샴사 공주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적이 없고 행방도 알려지지 않았다. 국왕의 6번째 부인은 2019년 자녀 2명을 데리고 영국으로 탈출한 뒤 망명했다.
BBC 보도가 나간 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라티파 공주 영상의 분석이 끝나는 대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수차례 사의 신현수 “나는 자세를 변치 않는다”
- 신현수, 檢인사 패싱에 “박범계와 일 못해”… 文 만류에도 뜻 안굽혀
- “신현수, 文대통령이 아끼는 유일한 檢출신 인사”
- 사의 파문에… 檢중간간부 인사 늦어질 수도
- [사설]민정수석 사의 파문… 무리한 검찰 장악 인사가 빚은 파열음
- 文정부 아킬레스건이 된 ‘민정수석’
- [김순덕 칼럼]왜 대통령 자신의 명운은 걸지 않나
- [단독]‘전작권 전환’ 차기정부도 미지수… 韓美동맹 새 변수
- [단독]3000억 시설증설에 부담금이 1850억… 기업들 “투자 엄두 안나”
- 與 “박근혜정부 불법사찰 계속”… 野 “노무현정부 국정원도 사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