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株 선점하려면..전망치 편차 큰 종목 보라

고준혁 2021. 2. 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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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美 국채 10년물 금리, 코로나 이후 최고치
코스피 순이익, 지난해 8월 이후 상향 조정
"유동성 빠듯해도 실적으로 오르는 실적장세 올 것"
'아웃라이어' 전망, 결국 후발 애널이 따라잡아
"실제 새로운 정보 제공되는 전망치 조정 종목 주가↑"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 주가 수익률이 전망치 상향 조정 증가율에 연동되는 이른바 실적 장세가 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개선세가 양호한 종목군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보다 먼저 이를 파악해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종목에 대한 여러 명의 애널리스트 실적 전망치가 합의점에 이루기 전 단계, 즉 ‘선구자’의 전망이 나타날 때를 포착하는 것이 한 방법으로 거론된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금리 상승, 경기 회복의 자연스러운 현상”

주식시장은 향후 실적에 대한 영향을 더 받을 것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이후 주요국의 경기부양책과 통화 완화 정책, 백신 개발과 접종 등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IT)는 전 거래일 대비 1%(0.58달러) 오른 배럴당 60.0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60달러 선을 넘은 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1.3%를 넘겨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던 지난해 2월 2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물 경기를 진단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유가와 금리의 상승은 경기 회복의 신호로 해석된다. 금리의 지나친 상승은 주식시장의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지만, 현재는 초기 국면으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란 평가다.

정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과 함께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당장 시장의 방향성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큰 변수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코스피 순이익 147조원 될 수도”

경기 회복 기대감은 애널리스트들의 코스피 올해 순이익 평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된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 전망치가 있는 코스피 기업 182곳의 순이익 추정치는 131조8908억원이다. 한 달 전 128조3578억원보다 2.75% 높아졌다. 지난해 8월 말 이후 이러한 증가세는 이날까지 지속되고 있고 추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까지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는 종목 수가 하향 조정되는 종목 수보다 많아 대세가 꺾이는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과거 경기 회복 사례를 되짚어 볼 때 연초부터 연말까지 12개월 선행 이익 추정치는 13.5~20%의 개선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같은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로 확인되며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순간, 주식시장엔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의 저자 우라가미 구니오는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2개의 국면, 즉 기업실적 개선 없이 유동성에 의해 주가가 오르는 금융장세와 유동성은 빠듯해도 기업실적에 의해 주가가 오르는 실적장세로 나뉜다고 했다”며 “이 구분에 따르면 현재 주식시장은 금융장세가 끝나고 아직 실적 장세는 오지 않은 중간 단계라고 볼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삼성생명, 컨센서스 대비 최대 전망치 격차 76.7%

실적 장세에선 무엇보다 실적개선주를 선점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치가 시간 차를 두고 비슷해진다는 점을 이용하면 선별 확률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후적으로 실적이 개선된 종목을 한정해 그간의 애널리스트들 전망치를 보면, 애널리스트 간 이견이 없는 종목과 도드라지는 종목으로 구분된다. 대부분 비슷한 수준에서 전망을 하거나 아니면 한 애널리스트가 현재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값을 내놓는 등 전망치 간 편차가 큰 종목이 있다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결국 나머지 애널리스트들도 최초로 실적 상승을 예견한 애널리스트를 좇아가게 된다. 이같은 과정을 고려하면 컨센서스와 최대값의 격차가 큰 종목들 중엔 향후 실적이 실제로 개선될 종목이 있을 확률이 높다. 실제 주가 수익률도 이같은 ‘아웃라이어(outlier)’ 전망치가 있는 종목이 없는 종목보다 양호하게 나타났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간 애널리스트가 기업의 당해 연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변경한 사례를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실제로 새로운 정보(컨센서스 대비)를 제공하는 전망치 조정이 컨센서스를 추정하는 전망치 조정보다 주가 흐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한 달 전 대비 10% 이상 상향 조정된 종목 중 최대값과 컨센서스 간의 격차가 큰 코스피 종목은 삼성생명(032830)(76.7%)와 금호석유(011780)(52.9%), 롯데지주(28.9%), 한라홀딩스(25.2%) 등이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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