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지도층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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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혀(舌)의 해악을 잘 드러내 주는 말이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하버드대의 '말하기 수업'은 세 치 혀를 잘 놀리는 법을 가르쳐 훌륭한 리더로 키워내려는 교육철학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위로를 주지는 못하더라도 분탕질을 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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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근자감’의 원천은 어디일까. 임명장 수여식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역경을 이겨내는 힘’이라는 꽃말의 캐모마일을 받았다고 한다. 위기에 처한 문화·체육·관광업계를 보살피라는 의미일 게다. 혹 생활비 60만원 발언, 자녀 편법 조기유학 의혹, 가족 해외여행 등 각종 논란을 그 스스로가 ‘역경’으로 미화한 게 아닐까. 그의 머릿속은 어떤지 궁금하다.
불의를 보고 입을 닫아서는 안 되겠지만, 말 많은 것이 미덕으로 환영받는 시대는 지났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은 “목민관이 되면 몸이 곧 화살의 표적이 되므로 한마디 말이나 사소한 행동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고작 9㎝가량에 불과한 세 치 혀의 위력은 어마어마하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하버드대의 ‘말하기 수업’은 세 치 혀를 잘 놀리는 법을 가르쳐 훌륭한 리더로 키워내려는 교육철학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곳곳에서 말들이 난무한다. 대면 만남이 줄었다지만, 각종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이전보다 다양한 형태의 방대한 말들이 오고간다. 한번 뱉은 말은 되담을 수 없는 게 만고의 진리다. 자신의 철학이나 신념을 담은 지도층의 말은 대중에게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의 가늠자로 작용한다. 잦은 말실수로 마지못해 사과하거나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기 전에 한번쯤 더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보는 게 어떨까.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위로를 주지는 못하더라도 분탕질을 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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