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부수고 철책 없애더니.. 남북군사합의가 軍경계 구멍 뚫었나
국방장관 "국민께 실망안겨 죄송"
서욱 국방부 장관은 1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 남성이 전날 강원 고성의 해안 철책을 뚫고 월남한 사건과 관련, “장관으로서 국민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합참 박정환 작전본부장은 “미상 인원이 감시 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지만 해당 부대(22사단·8군단)는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분명한 과오”라고 했다.
해당 남성의 월남 과정과 관련해 합참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일반전초(GOP) 이남 해안으로 올라와 철책 아래 배수로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후 5㎞가량을 걸어서 남하한 뒤 탈진한 남성을 육군 22사단 장병들이 발견했다는 것이다. 서 장관은 북한 남성 신분에 대해 “민간인”이라고 했다. ‘민간인이 이 날씨에 바다를 헤엄쳐 월남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질의엔 서 장관은 “해당 남성이 6시간가량 수영해서 왔다고 진술했다”며 “현장에서 확인해보니 방수복처럼 일체형으로 된 옷 안에 솜 동복 같은 점퍼를 입었다”고 했다.
◇22사단장·8군단장, 보직해임 등 문책 거론
22사단 CCTV에 해당 남성이 최초로 포착된 시각은 군이 발표했던 오전 4시 20분보다 3시간가량 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시 장비는 남성을 포착했지만 감시 인원이 즉각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군(軍)은 경계 작전 책임자인 22사단장은 보직해임, 8군단장은 ‘엄중 경고’ 등 징계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7월 탈북민이 인천 강화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당시 해병대 2사단장이 보직 해임된 바 있다.
군의 경계 실패가 반복되면서 ‘남북 군사합의로 감시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은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후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10곳을 폭파했다. 김포 한강 철책과 동해 해안 철책도 대규모로 철거됐다. 동해 해안 경비를 맡은 22·23사단도 해안 초소 5곳을 철거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 강화부터 강원 고성까지 동서 해안 철책이 모두 뚫린 것이다. 고성 주민들도 ‘언제든지 무장한 북한군이 들어올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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