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완 예비후보 "오거돈 개인문제" 발언에 여성단체 "2차 가해" 비판

박소영 2021. 2. 1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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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전임 시장에 대한 발언이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는 여성단체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오거돈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향해 "2차 가해를 중단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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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성폭력 공대위 입장문 내 
변 후보 인터뷰에서 "오거돈 사건은 개인문제..당 공약 이행해야"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경선 후보 TV 토론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부산=뉴스1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전임 시장에 대한 발언이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는 여성단체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같은 여당이었던 전임 시장의 공약이나 치적을 강조하면서 성폭력 문제를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거돈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향해 “2차 가해를 중단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지난 11일 한 주간지에 실린 변 예비후보 인터뷰 내용을 문제 삼았다.

해당 인터뷰는 오 전 시장이 지난달 28일 기소된 다음날 이뤄진 것으로, 변 예비후보가 “오 전 시장이 그렇게 된 것은 개인 문제이고, 오 전 시장이 부산시장으로서 내건 공약은 시민들과 약속인 만큼 우리 당은 그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적혀있다.

공대위는 “변 예비후보는 인터뷰에서 오거돈 성폭력 사건에 대해 ‘개인 문제’로 일축하는 망언을 내뱉은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권한대행 시절 2차 가해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발표한 변 예비후보가 성폭력 사건 축소에 앞장서며 2차 가해를 하는 모습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에도 몇 차례 정치권에서 오거돈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며 사건을 축소하려는 시도를 목도했었지만, 부산시청 내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해야 책임이 있는 권한대행이었던 변 예비후보마저 기성 정치권과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허탈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공대위는 “권력형 성폭력이 발생한 배경에는 부산시청이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직장 환경에 놓여 있고, 한발 더 나아가서 성 인지 감수성이 있는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정당의 무책임함이 존재한다”면서 “민주당은 자기 정당 소속 후보의 성폭력 사건으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성폭력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권력형 성폭력을 방관하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의 피해자 A씨도 공대위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오거돈 사건을 ‘개인의 일탈’로 축소하려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일부 후보들의 행태에 크게 분노한다”면서 “사건 직후 '2차 가해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앞다퉈 언론 앞에 나섰던 분들께서 스스로 2차 가해자가 되는 우스운 상황은 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를 격려 방문한 곽상언 변호사와 대화를 나누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예비후보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고 썼다가 곤욕을 치렀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5일 “박원순 전 시장의 위력성폭력 사건으로 발생하게 된 이번 보궐선거의 후보로 나서며, 위력성폭력 사건에 대한 책임규명과 피해자의 회복에 일말의 관심도, 감수성도 없는 우 후보는 후보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며 후보자 사퇴와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우 예비후보는 이날 “박 전 시장의 인생 전체가 롤모델이란 건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서울시에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재발 대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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