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괘씸해서"..살인범 항소에 피해자 유족 민사소송 제기
[KBS 제주]
[앵커]
지난해 제주시 오일장 인근을 지나던 여성이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 기억하십니까?
강도 살인을 저지른 남성에게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는데요.
이 형량이 무겁다며 범인이 항소하자, 피해자 가족들은 진심 어린 사과도 없다며 민사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진 속에서 밝게 웃는 딸의 모습.
지난해 8월, 편의점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낯선 이에게 현금 만 원을 뺏기고 흉기에 찔려 무참히 숨진 딸을 생각하면 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아픈 다리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피해자 어머니는 사건 이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피해자 김 씨 어머니 : "(쉴 때는) 양지공원 갔다 오고. 양지공원 가면 우리 딸한테 속상한 얘기나 하고 그렇게 하고 (돌아오죠.)"]
지난해 1심 재판부는 딸을 살해한 남성에게 강도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습니다.
피해자 가족은 진심 어린 사과조차 없는 범인의 뻔뻔한 태도에 또 울분을 터뜨려야 했습니다.
결국,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등을 내라며 민사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피해자 김 씨 아버지 : "이 사람이 땡전 한 푼 없는 줄 알아요. 돈을 위해서 민사소송 건 것이 아니고 너무 괘씸해서."]
오늘 열린 항소심에서 검찰은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피고 측 변호인은 언론 보도가 과장돼 지나친 비난을 받았고, 다른 범죄와 비교했을 때 1심 판결이 무겁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 강 씨는 최후 진술에서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어 피해자와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0일 열리는 가운데, 피해자 가족이 피고를 상대로 낸 민사 소송의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임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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