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주 아들 던져 숨져가는데.. 엄마·아빠는 '멍 없애는 법' 검색

검색 당시 아기는 많이 다친 상태 / 119 출동 당시 심폐소생술 거짓 연기까지 / 부검 결과 나오자 '아기 던진 사실' 인정

지난 12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경찰서에서 생후 2주 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부모가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생후 2주밖에 안 된 신생아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부부가 범행 은폐를 위해 ‘멍 자국 없애는 법’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전북경찰청은 살인 및 아동학대 중상해·폭행 혐의로 구속된 아이 친부 A(24)씨와 친모 B(22)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포렌식 결과, 부부는 119에 신고하기 전인 지난 9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멍 빨리 없애는 법’과 경기도 용인에서 발생한 이모 부부의 ‘물고문 사건’ 등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키워드들을 검색할 당시 아기는 ‘분유를 먹지 못하고 토하거나 한쪽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만큼 다친 상태’였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 이들 부부는 아이에게 심폐소생술(CPR)까지 해가며 도움을 요청했는데 ‘거짓 연기’였던 셈이다. 부검의는 신고 당시 아이가 이미 숨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A씨 부부는 거짓 연기에 이어 거짓말로 범행을 은폐하는 데 급급했다.

이들은 아이의 사망 원인을 묻는 경찰에게 처음에는 “침대에서 스스로 떨어져 다친 것 같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이 시신 여러 곳에서 멍을 발견하고 추궁을 이어가자, “울고 분유를 토해서 때렸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부검 결과 아이의 직접적 사인은 ‘친부에 의해 침대로 던져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두부 손상과 뇌출혈’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그제야 부부는 “아기를 던졌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아동이) 겉으론 어땠는지 몰라도 안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신경이나 장기 쪽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부검 결과에 대해 부연했다.

A씨 부부의 상습적인 학대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해 이들은 숨진 아들의 누나인 딸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경찰은 숨진 아이가 영양실조까진 아니지만 2.54kg으로 저체중 상태였다고 전했다. 집에서는 육아 관련 문서나 서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