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계약·매출..이 모든 게 거짓말? 중국 드론택시 기업 '이항' 주가 폭락
나스닥서 주가 하루 새 62% '뚝'
국내 투자자들 큰 손실 우려
[경향신문]
드론택시로 주목받은 중국 자율항공기(AAV) 기업 이항(Ehang)의 주가가 하루 만에 60% 넘게 급락했다. 기술조작, 가짜계약 등으로 주가를 부풀렸다는 내용의 공매도 보고서가 나온 직후다. ‘서학개미’들에게 인기 높던 기업이라 투자자 손실이 우려된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이항은 전날보다 주당 77.79달러(62.69%) 떨어진 4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2일 장중 129.80달러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487.8% 급등했다가 폭락한 것이다.
이는 같은 날 글로벌 투자정보 업체 울프팩리서치가 ‘이항: 추락으로 향하는 주가 폭등’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이항의 주요 계약이 가짜라고 주장한 데 따른 여파다. 울프팩리서치는 “이항이 생산, 제조, 매출, 사업 협력 등에 대해 거짓말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2014년 설립된 이항은 자율주행 도심 드론택시 개발 등으로 주목을 받아온 업체다. 한국을 포함해 40개국 정부와 협력관계를 맺으며 고속성장을 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국토교통부·서울시가 공동으로 마련한 도심항공교통(UAM) 실증·시연 행사에서 이항이 개발한 2인승 기체 ‘EH216’이 20㎏짜리 쌀 네 포대를 싣고 국내 최초로 도심 상공을 날기도 했다. 서울시가 4억원가량에 기체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이항과 계약을 맺은 중국 쿤샹이라는 업체가 사실상 계약을 부풀리려 급조된 페이퍼컴퍼니라고 폭로했다. 중국 광저우에 있는 이항 본사의 생산시설에도 드론택시를 생산하기 위한 기초적인 라인, 설비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을 보면 본사는 생산시설이라기보다는 박스들이 쌓인 창고에 가까운 모습이다. 설계 및 테스트 센터는 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넓은 공간만 있는 상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울프팩리서치는 앞서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렸던 ‘아이치이’가 사용자와 매출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해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까지 이끌어 낸 바 있다. 이번 사태가 지난해 사기 논란으로 주가가 급락한 수소·전기 트럭업체 니콜라 사태와 닮은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보관 중인 이항의 주식은 5억5033만달러(약 6089억원)어치로, 국내 투자자가 보유 중인 미국 상장 주식 중 9위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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