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발 차고 해상으로 월남..지켜보고도 놓쳤다

조빛나 2021. 2. 1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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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6일) 강원도 고성 민간인통제구역에서 붙잡힌 북한 남성은 간인으로, 겨울 바다를 헤엄쳐 넘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남측 해안에 와서는 배수로를 통과했는데 ​ 감시장비에 여러차례 포착됐는데도 군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경계 실패에 국방부장관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조빛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귀순의사를 밝힌 북한 남성은 민간인으로, 바다를 헤엄쳐 건너왔다는 게 군 조사 결과입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까지 헤엄쳐 내려온 뒤, 해안 철책선 아래 배수로를 통과해 진입한 것으로 합동참모본부는 추정했습니다.

해안에서 어민들이 착용하는 형태의 잠수복과 오리발이 발견됐고, 발자국이 찍혀 있던 점, 6시간 정도 수영했다는 진술이 근거입니다.

이 남성은 배수로 통과 이후 7번 국도를 따라 5km 정도를 제지 없이 걸어 내려왔습니다.

군이 침입자가 있다는 것을 알아챈 건 새벽 4시 20분, 마을로 진입하는 마지막 관문, 민통선 검문소 CCTV를 통해서였습니다.

다른 감시 장비에도 몇 차례 포착됐지만, 녹화 영상을 되돌려 본 뒤에야 파악했습니다.

[박정환/합참작전본부장 : "미상 인원이 해안으로 상륙한 이후에 감시 장비에 몇 차례 포착되었지만 해당 부대는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세 시간.

군은 해안 감시와 경계 작전에 분명한 과오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서욱/국방부 장관 : "우선 장관으로서 국민께 그런 실망을 안겨드린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특히 문제는 지난해 한차례 정비를 했다고 한 배수로 차단 시설이 뚫렸다는 겁니다.

군은 지난해 7월 강화도에서 탈북민이 배수로로 월북한 뒤 시설을 다 정비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정환/합참 작전본부장/배수로 시설 보완 : "지침 내렸고 다 복구됐다고 보고를 받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유독 오늘 보고드린 배수로가 조금 보완이 안 된 것으로 파악을 했습니다."]

이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지난해 11월 북한 남성의 철책 귀순과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힌 '노크 귀순'이 있던 곳입니다.

내륙과 해안까지 백 km가 넘는 지역을 맡아 다른 사단에 비해 경계 규모가 넓은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촬영기자:김중용/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안재우

조빛나 기자 (hym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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