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점주 인종차별로 또 소송당한 맥도널드
운영비 높아 수익 잘 안 나는
가난한 동네만 맡도록 개입"
[경향신문]
맥도널드가 흑인 점주에게는 수익이 나지 않는 지역의 매장만 운영하도록 인종차별을 한 혐의로 미국에서 소송을 당했다. 맥도널드 매장 14개를 소유한 허버트 워싱턴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연방법원에 맥도널드를 상대로 이 같은 소송을 제기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워싱턴은 “맥도널드는 흑인 점주가 부유한 동네의 매장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막고, 흑인 주민이 다수인 가난한 동네의 매장만 운영하도록 개입했다”며 “이 때문에 흑인이 소유한 매장과 백인이 소유한 매장 간 매출 격차가 평균 70만달러(약 7억7000만원)까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전직 메이저리거인 워싱턴은 야구선수에서 은퇴한 후 1980년 뉴욕주 로체스터에 있는 한 맥도널드 매장을 처음 인수했다. 아무런 연고가 없는 곳이었지만, 맥도널드 측은 흑인이 많은 이 동네 외에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았다. 그는 상대적으로 부유한 로체스터 교외의 매장이나 백인이 많이 거주하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대학가 매장 등을 인수하려 할 때마다 사측이 개입해 다른 백인 점주에게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최근 3년간 7개 매장을 팔도록 압박했다고도 밝혔다.
워싱턴은 소장에서 “저소득층 지역의 매장은 직원 이직률이 높고 운영비가 많이 드는 데 반해 수익은 잘 나지 않는다”면서 “맥도널드가 흑인들에게 이런 매장만 맡긴 탓에 1998년 377개였던 흑인 점주 매장은 현재 186개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내 맥도널드 매장은 1만2500개에서 1만4000개로 오히려 늘어났다.
맥도널드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워싱턴의 주장을 부인했다. 맥도널드는 “그가 경영난에 직면하게 된 것은 운영을 잘못한 탓”이라며 “워싱턴의 매장들은 위생 문제 등 고객만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맥도널드에 인종차별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워싱턴이 처음이 아니다. 맥도널드 점주였던 흑인 52명은 지난해 9월 회사가 낙후한 지역의 매장만 인수하도록 하고, 지난 10여년간 매장 200여개를 매각하도록 강요했다며 소송을 낸 상태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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