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첫 토론회..김영춘 VS 박인영·변성완
[박호경 기자(=부산)(bsnews3@pressian.co)]
더불어민주당 4.7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후보자 첫 토론회에서 각자의 가치와 시정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가진 가운데 박인영·변성완 후보가 지지율 1위인 김영춘 후보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17일 오후 5시부터 KNN에서 '떠나는 부산에서 돌아오는 부산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 예비후보 토론회'는 3명의 후보자들은 공통 질문 3개와 두 차례 주도권 토론(각각 15분, 10분)을 진행했다.
먼저 첫 번째 주도권 토론에서 제시된 시민 질문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 대책'으로 변성완 후보가 주도권을 가지고 곧바로 다른 2명의 후보에게 "부산시장의 역할이라는 것은 오케스트라 지휘지다. 어떤 정책이든 큰 방향성을 정립해야 한다"며 시정 운영 방향을 질의했다.
이에 김영춘 후보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중앙정부가 도와주는 정책에 대해서는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상공인에게도 공정 비용의 상당 부분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시 재정의 적극행정을 강조하면서 "지원책을 일원화할 수 있는 소상공인진흥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인영 후보는 자신의 1호 공약이 코로나19 지원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 예산 3조 원을 줄여 지원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지원책과 부산의 높은 소상공인이 위기가 아닌 전략 산업으로 키우는 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변성완 후보는 "더 큰 시각에서 방향성을 잡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구체적으로 부산은 관광, 마이스, 문화에 애착을 가지고 많은 사업을 하는데 이런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인영 후보에게는 진정성은 공감하지만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꼬집었다.
두 번째 주자로 나선 박인영 후보는 주제로 '청년 일자리 대책'이 제시되자 김영춘 후보의 국내외 대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공약을 두고 "코로나19 상황에서 단기 일자리 공약이 절실하다"면서도 "대기업 유치는 시의 의지만으론 안된다. 사전에 의사 타진이 있었는가"라고 집중 공격했다.
김영춘 후보는 "직접 기업들에게 의사 타진한 것은 없다"며 "부산에 이런 기업이 투자할 만큼 유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제가 시장이되면 부산 원도심과 북항재개발 지역에 경제 자유구역 지정을 신청하겠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박인영 후보는 "대기업 유치하면서 사전 타진 없다는 것은 선거 과정에서 내놓는 일자리 공약 실효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변성환 후보도 "김영춘 후보는 지금 당장 응급 수혈이 필요한데 성형 수술하자는 것 같다"며 비꼬았다.
첫 주도권 토론에서 마지막 진행을 맡게 된 김영춘 후보에게는 '부산의 교통대책'이 주제로 던져졌다. 먼저 김영춘 후보는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제시한 어반루프 공약을 언급하자 변성완 후보는 "허황된 공약이다. 행정부시장 시절 대외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현시점에서 타당성이 없다고 접었다"며 현실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두 번째 주도권 토론에서는 박인영 후보가 '가덕'이라는 호를 지은 김영춘 후보를 두고 적극적인 공격을 가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에게 배신당하면서도 가덕신공항을 끌고 온 것은 부산시민들의 힘이다. 그런데 김영춘 후보는 메이드 바이 김영춘으로 만들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춘 후보가 "1호 공약을 내세운 것은 12월 출마를 결심하고 1월초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도 여전히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임시국회때 통과된다는 보장이 없었다. 1호 공약을 특별법 통과시키겠다고 했고 이후에 조속한 착공까지 묶어서 내세운 것이다. 법이 통과되더라도 갈 길이 멀다"고 취지가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인영 후보는 "가덕신공항은 16년 동안 부산시민들이 추운 바닥에서 싸우고 이룬 결과다. 누구 한 명의 공으로 돌릴 수 없다"며 "민주당 핵심사업이고 약속을 지키는 정당이라는 것을 알리는 좋은 상황인데 민주당 의지가 약하게 보일까 봐 우려스러웠다. 야당이 물고 늘어지는 것처럼 선거용이냐 프레임에 갇힐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변성완 후보는 김영춘 후보를 겨냥하진 않았으나 가덕신공항 추진 과정을 두고 "시민의 단합된 힘이 제일 컸다. 두 번째는 가덕신공항으로 가기 위해 거치는 검증위 논리 싸움이다"며 "논리의 뒷받침은 시청밖에 알 수 없었고 시청 공무원들이 제일 고생했다. 이 과정을 만들어낸 배경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그 이후에 정치인들이 도와주셨다"고 설명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주도권을 잡게 된 김영춘 후보는 '차기 부산시장 자질'에 대한 의견을 질의했다. 박인영 후보는 "시민의 마음을 알아주는 시장이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서는 공감과 소통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부산의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지금 사업 그 너머가 필요하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있다면 20년 뒤 부산을 어떻게 그릴까하는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성완 후보는 "시장은 모든 것을 알 수 없다. 그런 전문가를 쓰면 된다. 외교, 경제를 모두 아우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그런 사람을 쓸 수 있는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민, 전문가 의견을 수렵하고 다르더라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시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중심주의 해소 부분에서는 김영춘 후보와 변성완 후보의 생각 차이가 나타나기도 했다. 변성완 후보는 "부산의 미래를 키우기 위해서는 청년을 키워야 한다. 23개나 되는 많은 대학이 있는데 제대로 활용했느냐는 의문이 있다"며 "부산이 제대로 된 4차 산업혁명에 부합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드는 대학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대학 연계를 위해 특구 지정, 법안까지 고쳐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만 김영춘 후보는 특구 지정, 법안의 경우 전국에 해당될 수 있다며 부산이 가져올 수 있는 혜택이 적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였지만 변성완 후보는 "부산시가 대학을 지원할 수 있는 툴을 만들어 준다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한 변성완 후보는 국민의힘 일당독재 문제를 거론하면서 "김영춘 후보는 과거 시장 경선에 있어서 양보 미덕을 발휘했다고 하는데 부산에서 시장 경선한 적이 처음이라고 한다. 3명이 나온것만봐도 뜨악했다. 우리 입장에서도 경쟁이 없었던 폐해라 본다. 치열하게 경선 했다면 보다 훌륭한 사람을 시민이 뽑았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영춘 후보는 "모르는 부분이 있다"며 지난 2010년, 2014년 당내 경선이 있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2018년에는 양보하지 않았다. 해운재건을 확정지어 놓고 3월초에 출마하겠다 했을 때 당에서 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경선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공통질문에서는 '부산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김영춘 후보는 '10년 전 부산 귀화하고 동창생과 백양산 산행했을 때', 박인영 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 승리', 변성완 후보는 '부산시장 권한대행 시절 김해신공항 무산화'를 꼽았다.
부산 경제 추락 원인으로는 김영춘 후보가 '군사정권의 억압, 수도권 중심주의, 일당독점과 시장의 무능'을 꼽았고 박인영 후보는 '시민부재, 낡은 정치, 아전인수', 변성완 후보는 '3무(경쟁, 의존, 백성'를 선정했다.
마지막으로 상대 후보자들의 장점으로 변성완 후보는 두 사람 모두에게 '행정 전문가'라는 칭찬을 들었고 김영춘 후보는 '정치 경륜, 굴하지 않는 의연함'을 박인영 후보는 '젊은 패기, 풀뿌리 정치 주인공'이라고 꼽았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첫 토론회는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자 토론회와 달리 비방전은 벌어지지 않고 주제별 정책을 두고 서로의 의견을 논의하는 자리로 비교적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박인영·변성완 후보가 주도권 토론 과정에서 서로가 공감하는 정책을 논의하는 과정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김영춘 후보를 견제하는 질의를 날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2차 TV토론회는 오는 19일 KBS에서 진행되며 '날자! 가덕에서'라는 주제로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가덕도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 집중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호경 기자(=부산)(bsnews3@pressia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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