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하천에도 멸종위기 겨울철새 17종 서식

권기정 기자 2021. 2. 1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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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전국 42곳 동시 조사로 확인

[경향신문]

지난 6일 경기 수원 서호저수지 일대에서 활동가들이 겨울 철새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전국 중소 하천 42곳에서 환경단체 회원 192명이 겨울철새 동시 조사를 펼쳤다.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제공
환경부 조사지역 아닌 곳서
두루미·저어새·청둥오리 등
멸종위기종 1·2급 2615마리
천연기념물도 17종 관찰
“갯벌·강하구 위주 보존정책
작은 하천까지 확대해야”

“철새도래지가 아닌 도심 내 중소하천에서도 다양한 멸종위기종이 발견되고 있다. 갯벌과 강하구 위주의 환경부 보전 정책을 소하천까지 확대해야 한다.”

지난 6일 전국의 중소하천에서 환경단체의 겨울철새 동시 조사가 펼쳐졌다.

이날 조사에 참가한 인원은 54개 단체, 활동가 192명. 서울 양재천·탄천·중랑천·홍제천, 부산 온천천·수영강, 광주 황룡강·석곡천, 울산 여천천·회야호, 경기 공릉천·탄천, 전남 지석천, 경남 양산천 등 전국 42곳에서 동시에 조사가 이뤄졌다. 이곳들은 환경부의 겨울철새 조사 지점이 아닌 곳이다.

겨울철새 조사는 지난 20년간 환경부 주도로 대부분 내륙습지나 갯벌, 강하구 중심으로 이뤄졌다.

200여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는 중소하천 생태계의 소중함을 부각시키기 위해 민간 차원에서 동시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준경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16일 “200여개 단체가 수시로 온라인 회의를 하며 철새 목록을 공유하고 조사 방법을 교육했다”며 “참여 인원수를 100명으로 제한한 화상회의 앱을 이용하다 보니 아쉽게 교육에 참여하지 못한 활동가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가 없어도 스마트폰의 성능이 좋아져 원거리에서 철새를 촬영하고 종을 구분할 수 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철새는 이찬우 박사, 장지덕 박사, 김경철 이사 등 철새 전문가에게 SNS로 사진을 보내 현장에서 곧바로 확인이 가능했다.

멸종위기종 1급 황새 | 멸종위기종 2급 노랑부리저어새 | 멸종위기종 2급 흰목물떼새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조류는 40과 114종 10만1823마리. 이 가운데 멸종위기종 1급이 6종 382마리, 2급이 11종 2233마리 발견됐다.

천연기념물도 17종 1686마리가 관찰됐다. 출현 빈도가 가장 높은 종은 떼까마귀로 7만여마리였다. 이어 물닭 5000여마리, 흰뺨검둥오리 2500여마리, 청둥오리 2300여마리 순이었다. 멸종위기종 1급으로는 두루미, 저어새, 흰꼬리수리, 호사비오리, 노랑부리백로, 황새 등이 관찰됐다.

이들은 활동가와 전문가가 효율적으로 소통해 다양한 멸종위기종을 발견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이번 조사에 참가한 류현상씨는 “십수년을 다녀도 보지 못한 새들을 이번 조사에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주기재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대표는 “다양한 조류가 중소하천에서 월동하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환경부의 겨울철새 조사에 시민활동가가 참여하도록 하고 조사 범위도 중소하천까지 확대하는 정책이 수립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가 올해 1월 전국 철새도래지 206곳을 조사한 결과 196종 148만마리가 확인됐다. 2020년 1월과 비교할 때 15만마리(9.3%)가 감소한 수치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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