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자 바로 셧다운..앞길 막막한 외국계 3사
<앵커>
유동성 위기에 처한 쌍용차가 공장을 재가동한 지 하루 만인 오늘(17일) 다시 문을 닫았습니다.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야 하는데 르노삼성과 한국지엠도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쌍용차 평택공장, 직원 한 명 보이지 않습니다.
이달 들어 두 차례나 공장 문을 닫았는데, 재가동 하루 만에 다시 셧다운 됐습니다.
300여 개 협력사 가운데 71곳이 부품공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쌍용차 협력사 관계자 : 저희가 어음대금을 아직 못 받고 있거든요. 어음도 지급기한이라는 게 계약 조건인 거잖아요.]
일자리가 걸린 노동자들은 고통스럽습니다.
[김득중/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 2009년도의 그런 사태가 다시 재현될 거라고 하는 불안감, 우려가 가장 크고요. 매달 급여도 50%로 저희들이 받고 있잖아요. 부담감이 되게 크죠.]
납품 대금을 지급하려면 어떻게든 공장을 돌려야 하는데, 끝없는 악순환입니다.
쌍용차 임직원 수는 4천800여 명으로, 관련 업계 종사자와 가족까지 하면 6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쌍용자동차의 위기가 곧 지역 사회의 위기인 이유입니다.
[김규리/식당 운영 : 직원들이 뭐 식사하러 오시겠어요. 문을 닫으면. 지역이 힘들겠죠. 다들 걱정을 해요.]
쌍용차는 다음 달 법원에 사전회생계획안인 'P플랜'을 신청할 예정인데,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중소 협력체 직원들의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김석경/쌍용차 협동회 사무총장 : 회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그러면 먼저 중소기업들이 파산이 오죠. 몇 개 업체는 종업원들이 출근 안 하고 있는 사태가 벌어졌고요.]
르노삼성은 이미 임원의 40%를 줄인 데 이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고, 판매 실적이 부진한 한국지엠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까지 겹쳐 생산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외국계 중견 완성차 3사가 경영 위기에 처하면서 대량 실직과 지역 경제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정용화)
이성훈 기자sungho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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