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돋보기] 북한 살림집도 1억 돌파..'코로나 봉쇄'에 횡보
【 앵커멘트 】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누가 뭐래도 집값이죠. 전국 집값이 폭등하면서, 여기저기 아우성인데요.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의 사정은 어떨까요? 세상돋보기, 오늘(17일)은 이수아 기자와 북한의 부동산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 질문1 】 북한은 사유재산이 인정되지 않는데, 실제로는 부동산 매매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나 봐요?
【 답변1 】 북한에선 개인 집을 '살림집'이라고 합니다.
원래 사회주의 체제 아래서 개인은 집을 소유할 수도, 거래할 수도 없는 게 원칙이죠.
그래서 법적으로 이 살림집들은 모두 북한 당국의 것이고, 개인에게는 정부가 지은 집에 입주할 수 있는 허가증, 이른바 '입사권'만 교부됩니다.
우리로 치면 '부동산 딱지,' 입주권인 셈인데요. 최근 수해 지역 주민들에게 새집 입사권이 주어지는 장면 함께 보시죠.
▶ 인터뷰 : 조선중앙TV (지난해 9월) - "모임에서는 피해 지역 주민에게 수여하는 살림집 이용 허가증이 참가자들의 열렬한 박수 속에 전달됐습니다."
북한에서는 이 입사권을 개인 간에 사고파는 방식으로 집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실제, 이 거래를 주선하는 거간꾼, 우리로 생각하면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있습니다.
이 거간꾼 역할은 주로 정계에 연이 있는 사람이나 그 집안에서 한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 질문2 】 딱지를 사고파는 것까지 감시하기 어렵나 보네요. 그럼, 이 입사권이라는 게 얼마 정도에 팔리는 건가요?
【 답변2 】 우선 평양에도 우리로 치면 서울 강남과 같은 인기 주거 지역이 있습니다.
평양은 대동강을 두고 서평양과 동평양으로 나뉘는데, 이중 서평양 안에 있는 보통강 구역과 모란봉구역, 평천구역, 중구역을 강남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곳을 통틀어 본평양이라고 부르는데, 학군은 물론 주거 환경이 좋아 평균 집값이 가장 비쌉니다.
본평양 평균 집값은 방 세 개 기준 10만 달러 정도, 우리 돈으로 1억 1천만 원 정도 선에서 거래가 되는데요.
북한 소득과 물가, 화폐 단위가 우리와 다른 점을 고려하면, 체감 수준을 적용해 봤을 때 대략 8억 원 정도에 비싼 지역의 살림집이 거래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 우리 '한강뷰'처럼 대동강이 보이는 살림집은 프리미엄이 붙기도 하는데요.
비싼 집은 우리 기준으로 20억 원을 넘는 곳도 있습니다.
【 질문3 】 평양도 다 같은 평양이 아니군요. 가격 차이도 크고요. 이렇게 집값이 비싼 데는 이유가 있을 거 아녜요?
【 답변3 】 우선 본평양에는 북한에서 유일하게 이른바 '지하 궁전'이라고 불리는 지하철이 있습니다.
역세권은 어느 나라나 선호하는 입지잖아요.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북한의 경우 난방과 전기가 잘 들어오는 것이 좋은 입지 요건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평천 구역의 경우 화력발전소가 있습니다.
우리는 화력발전소를 흔히 혐오 시설로 생각해서 살기 안 좋은 지역이라고 보지만, 북한에선 오히려 이 발전소 덕에 난방이 잘 돼 주변이 인기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요즘 북한의 젊은 세대는 편의 시설, 오락 시설의 위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최근 동평양에 스케이트장과 문수물놀이장 등이 들어서면서 동평양 집값도 점점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 질문4 】 북한이 경제 제재와 코로나19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그만큼 경제가 안좋다면 집값도 영향을 좀 받나요?
【 답변4 】 경기 침체가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죠.
그래서인지, 북한 살림집도 거래가 줄어들면서 시세가 조금 주춤한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많이 떨어진 건 아니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 인터뷰 : 정은이 /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한 10~20% 정도 내려갔다고 해야 하나…. 집 가격이 고난의 행군 시기나 '화폐 교환' 시기와 같이 폭락하거나 투매하거나 이런 경향은 없어요. 다만 거래가 안 될 뿐이죠."
일종의 조정 기간을 거치는 셈인데요.
북한에도 부동산 값은 언젠가는 오른다는 인식이 강해서인지 코로나19가 잦아들면 또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앵커멘트 】 부동산 인기는 남이나 북이나 똑같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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